북한이 작년 말 발사한 장거리 로켓 '은하 3호'의 추진체 잔해를 분석한 결과 탄도미사일 개발용 발사체로만 단정할 수 없다는 미국 로켓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다.

과학자 단체인 '참여과학자연대(Union of Concerned Scientists)'의 데이비드 라이트 박사는 12일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우리 해군에 의해 인양된 '은하 3호'의 1단 추진체 잔해에서 적연질산(RFNA)이 발견된 점과 로켓 연료로 등유가 사용됐다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고 밝혔다.

그는 “적연질산과 등유가 로켓 연료로 사용되긴 하지만 불에 잘 타는 등유는 로켓용도에 따라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우주발사체 모두 1단(로켓)에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라이트 박사는 또 “이 두 가지 연료는 모두 1950년 대 스커드 미사일에 사용된 구식” 이라며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개발하려 했다면 더욱 강력한 능력을 갖춘 시스템을 개발했을 것이며 좀 더 강력한 연료산화제를 사용해 사거리를 늘리려 했을 것”이란 의견을 내놨다.

그의 말대로라면 북한의 로켓이 선진적인 기술이 아닌 옛 소련이 아주 오래전 개발한 초기의 로켓 기술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북한이 또다시 로켓 시험 발사를 강행할 경우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현재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이 상온에서 장기 보관할 수 있는 적연질산을 로켓 산화제로 사용한 점 등을 근거로 이번 로켓 발사가 위성발사보다는 대륙간탄도미사일 기술 개발에 목적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경닷컴 한지아 기자 jyahhan@han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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