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총리 특사단 접견서 밝혀.."국민정서에 맞는 신뢰 구축해야"
日우경화 우회비판 해석..방일 초청에 "적절한 시기 조율하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4일 바람직한 한일관계에 대해 "역사를 직시하면서 화해와 협력의 미래를 지향하고, 이를 위해 양국 간에 꾸준히 신뢰를 쌓아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은 이날 오후 2시부터 30분간 통의동 당선인 집무실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특사단을 접견한 자리에서 "한일 양국이 신정부 출범을 계기로 국민 정서에 맞는 신뢰를 구축하고 우호 관계가 긴밀해질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기를 바란다.

초기부터 우호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조윤선 당선인 대변인이 전했다.

박 당선인은 특히 "기성세대가 의지를 갖고 상처를 치유하도록 노력해야 하며, 미래세대에게 올바른 길을 열어주는 데 기성세대가 장애가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일본 정부의 우경화 경향을 우회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 한일의원연맹 간사장 등 특사단은 `대통령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는 아베 총리의 친서를 전달하면서 "한일 양국의 새 정부 출범이 양국 관계에 좋은 출발점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특사단은 또 "일본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등의 가치를 공유하고 있는 국가중 한국을 매우 중요한 이웃국가로 생각하고 있고, 앞으로 박 당선인과 여러 분야에서 양국관계 발전을 위해 긴밀히 협조해 나가길 원한다"고 희망했다.

박 당선인은 "양국 국민 간의 광범위한 교류를 통해 상호문화를 더욱 이해하고 신뢰를 깊이 쌓아가는 게 중요하며, 특히 자라나는 청소년의 교류가 중요하다.

미래세력의 우호관계를 지금부터 구축해 나가자"면서 "동북아와 세계평화 번영을 위해 함께 협력해 나갈 동반자로서 양국의 긴밀한 협력이 동북아 경제공동체 비전 실현의 구심적 역할"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누카가 특사는 공감을 표시하면서 "양국의 새 정부 모두 경제회복이 가장 중요한 과제인 만큼 다 같이 노력해 나가자"고 말했다고 조 대변인은 전했다.

박 당선인은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그리고 물가안정 등이 우리 국민의 제1관심사이고, 세계 어느 나라도 혼자서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없는 상황인 만큼 같이 힘을 합해 노력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누카가 특사는 "아베 총리가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박 당선인을 만나뵙기를 희망한다"며 일본 방문을 공식 초청했고, 이에 박 당선인은 사의를 표명하면서 "적절한 시기를 조율해서 만나뵙기를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이날 접견에서 서울고법 형사20부(황한식 수석부장판사)가 전날 일본 야스쿠니(靖國) 신사 방화 혐의를 받고 있는 중국인 류창(劉强)을 일본에 인도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고 조 대변인은 밝혔다.

특사단은 누카가 간사장 자민당 소속 의원 3명과 벳쇼 고로(別所浩郞) 주한 일본대사 등 4명으로 구성됐고, 박 당선인 측에서는 한일의원연맹 회장인 황우여 대표와 김태환ㆍ심윤조 의원, 윤병세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조윤선 대변인이 배석했다.

한편 박 당선인은 오는 10일 중국 정부 특사단을 접견할 예정이다.

특사를 맡은 장즈진(張志軍) 외교부 상무부부장은 우리 정부의 수석차관에 해당한다고 조 대변인은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심인성 기자 si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