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은 엔화 환율 변동폭 확대로 고전 중인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인들을 위해 엔화대출을 무상으로 원화대출로 변경해주기로 했다고 3일 발표했다. 통화전환 옵션에 가입했는지 여부와 관계 없이 무조건 갈아탈 수 있다.

우리은행은 원화대출로 갈아타는 고객들에게 최대 1%포인트까지 원화대출 금리를 깎아줄 계획이다. 전환시 환율을 50% 우대하고 중도상환 수수료도 면제한다. 배연수 우리은행 중소기업전략부 차장은 “2008년 초 연 2% 금리로 대출받은 고객은 현재 약 연 3%까지 금리가 올라갔을 것”이라며 “원화대출로 바꿀 경우 담보 유무에 따라 연 4~6%를 적용받을 텐데 금리 할인 혜택을 받으면 연 3~5% 수준으로 계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앞으로 원·엔 환율이 더 많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 엔화대출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다. 배 차장은 “환율이 현 수준에 머물거나 더 오를 수 있다고 보는 고객들을 위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은행도 이와 유사한 원화 전환대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주형 금융감독원 외환감독국장은 “적지 않은 엔화대출자들이 원금 자체가 불어나는 것을 감당하지 못해 연체자가 되곤 했다”며 “은행 입장에서도 연체율이 상승하면 부담이 되는 만큼 원화대출로 전환하는 방법을 적극 안내하도록 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