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대전망] "닫힌 지갑을 열어라"…사활 건 '유통大戰' 스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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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유통산업
올 소매시장 3.4% 늘어난 232조…불황·규제 겹쳐 사실상 '제로성장'
백화점·대형마트·SSM '흐림'…편의점·온라인몰은 '맑음'
올 소비 트렌드는 '소량·저가형'…업계, 출점 대신 다양화 전략 승부
올 소매시장 3.4% 늘어난 232조…불황·규제 겹쳐 사실상 '제로성장'
백화점·대형마트·SSM '흐림'…편의점·온라인몰은 '맑음'
올 소비 트렌드는 '소량·저가형'…업계, 출점 대신 다양화 전략 승부
새해 국내 소매유통업은 지난해에 이어 3~4%대의 낮은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경기 회복 지연과 가계부채 부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새 정부 들어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이는 대형 유통업체들에 대한 각종 규제 등의 영향 탓이다. 올해 3%대로 예상되는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국내 유통업은 사실상 ‘제로 성장’에 머무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롯데미래전략센터와 신세계유통산업연구소는 통계청이 매달 발표하는 소매판매액 통계에 근거해 지난해 소매시장 규모를 223조~224조원으로 추정했다. 전년에 비해 3.4~3.8% 늘어난 것이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성장세가 둔화했던 2008년과 2009년 증가율(5.5~5.6%)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두 연구소는 올해 소매시장 규모가 231조~232조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3.4%가량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민 신세계유통산업연구소 팀장은 “올해 유통업계는 경기 불황과 규제 강화 등으로 지난해부터 시작된 저성장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며 “보다 저렴한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성향이 뚜렷해지고 인구 고령화와 1~2인 가구 증가에 따라 가까운 곳에서 소량으로 구매하는 트렌드가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태별 기상도는 지난해와 같이 백화점·대형마트·슈퍼마켓 ‘흐림’, 편의점·온라인몰 ‘맑음’이다. 백화점 시장은 올해 4.9~5.1%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점쳐졌다. 2009~2011년 3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던 백화점업계는 지난해 신세계 의정부점, 롯데 평촌점, 현대 충청점, AK 원주점 등 4개 점포가 새로 개점했지만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현상으로 올해 성장률이 한 자릿수 중반대까지 급격하게 둔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백화점은 올해도 주고객인 고소득층의 소비심리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데다 급속도로 성장하는 복합쇼핑몰, 면세점, 온라인몰 등과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올해 추가 출점 계획이 없는 백화점 업체들은 성장률 둔화를 최소화하기 위해 젊은 층과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자체 온라인몰과 아울렛, 프리미엄 식품관 등 신사업 확대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경기 불황과 영업 규제의 직격탄을 맞은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은 올해도 영업환경이 나아질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분석이다. 오히려 지난 1일 국회를 통과한 개정 유통산업발전법이 시행되면 영업 규제에 따른 손실 규모가 더 커지고, 신규 출점도 더욱 힘들어질 전망이다. 개정 유통법은 의무휴업일을 월 2회 휴일로 지정하고, 영업제한 시간을 밤 12시~오전 10시로 이전보다 2시간 더 늘렸다.
대형마트 시장은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2.2%)에도 못 미치는 1.4% 성장에 그쳤다. 1993년 첫 등장한 이래 가장 낮은 증가율로 사실상 마이너스 성장이다. 올해도 2.5~2.7% 성장률에 그칠 것이라는 예측이다. 각사는 자체상표(PB)와 해외 소싱 상품 등 차별화한 저가 상품을 확대하고, 근거리·온라인쇼핑 선호 트렌드에 맞춰 점포별 배송 시스템에 근거한 온라인몰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헬스·뷰티스토어 등 전문점과 창고형 할인점 등 다양한 고객층을 흡수하기 위한 업태 다양화에 주력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슈퍼마켓도 그동안 성장세를 이끌었던 SSM에 대한 규제가 본격화하면서 지난해 신장률이 4.1~4.5%로 둔화했다. 올해도 SSM에 대한 규제 강화와 중소 슈퍼의 재무환경 악화 등으로 3.0~3.4% 성장에 그칠 것이라는 예측이다.
편의점은 지난해 유통업태 중 가장 높은 19.8%의 성장률을 보이며 시장 규모가 10조원을 넘어섰다. CU(옛 훼미리마트) GS25 세븐일레븐 등 ‘빅3’의 공격적인 출점 경쟁이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은퇴 세대의 창업 수요와 맞물리며 20%에 육박하는 신장률을 기록했다. 올해는 점포 수 포화와 출점거리 제한 등으로 성장세는 다소 꺾이겠지만 여전히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온라인몰은 지난해 11.8%의 성장률을 보이며 32조5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산됐다. 유통 전문가들은 2000년대 이후 줄곧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온 온라인몰이 올해부터는 서서히 시장 성숙기에 접어들겠지만 모바일쇼핑 확대와 인터넷 이용 계층 확산 등으로 여전히 10% 안팎의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만수/송태형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