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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황이요?…1등 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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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사이드 Story - 수출 강소기업의 '2013년 출사표'

    수출 전사들 '포효'
    경쟁사 깜짝 놀라게 할 '비밀병기' 개발 구슬땀
    "비즈니스에 연말연시 없다"
    "불황이요?…1등 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죠"
    57년 역사의 국내 토종 면도기업체 도루코(사장 전성수·54). 이 회사 곽희서 국제팀장(46)은 계사년 새해 첫날을 비행기에서 맞는다. 새로 거래를 트기 위해 1년여 동안 공을 들여 온 미국 A사와 협상을 마무리 지어야 하는 특명을 받고 가는 출장길이다. 이틀 동안 미국 동부와 서부를 횡단하는 강행군에 나선 곽 팀장은 “비즈니스에 연말연시가 어딨느냐”며 “반드시 거래를 성사시키고 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인천에 있는 인쇄회로기판(PCB) 제조사 세일전자의 안재화 사장(56)도 집이 아닌 회사에서 새해 첫날을 보낸다. 총 350억원이 투입되는 본사 인근 제2공장 건설이 계획대로 잘 진행되고 있는지 점검한 뒤 집무실에서 1월에 챙겨야 할 주요 현안을 되짚어볼 계획이다. 안 사장은 “경기가 안 좋은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며 “오히려 지금 같은 불황이 1등으로 올라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수출 강소기업들’이 계사년 새해를 맞아 힘찬 뜀박질을 시작했다. 경기 불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새해 벽두부터 현장을 누비며 ‘대한민국호(號)’의 성장 엔진을 후끈 달구고 있다.

    이들의 2013년 경영계획을 보면 “불황이 깊어지는 올해 강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이 갈린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 124개국에 면도기를 수출하는 도루코는 올 매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25% 늘어난 2500억원으로 잡았다. 이를 통해 현재 2% 정도인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2020년까지 10%로 높이는 ‘비전 1020’을 앞당긴다는 전략이다. 일감이 늘어나고 있어 직원 수도 작년 초 1000여명에서 최근 1500여명으로 늘렸다. 작년 중국에 새 공장을 마련했는데 올해 상반기 베트남에 생산기지를 추가 확보한다. 일부 해외 경쟁사들이 경영난에 허덕이며 인수·합병(M&A) 매물로 나오는 분위기와는 딴판이다. 수출은 회사 전체 매출의 80%에 육박한다.

    전성수 사장은 “남들과 똑같은 제품으로는 결코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며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비밀병기(신제품)를 하반기 내놓을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수출 비중이 70%를 넘는 세일전자도 성장세가 거침없다. 2012년 매출은 약 15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0% 신장했다. 2010년 717억원에 비하면 2년 만에 2배 이상으로 불었다. 새해 목표는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한 2300억원. 안 사장은 “경쟁 상대는 국내가 아니라 밖에 있다”며 “우물을 벗어나 글로벌 PCB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국내 기업으로는 드물게 BMW와 혼다 같은 자동차업체에 PCB를 공급하고 있다.

    두 회사뿐 아니다. 국내 사출성형기 1위 우진플라임은 충북 보은에서 생산능력을 6배로 늘리는 공사를 벌이고 있다. 연구·개발(R&D)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연구소와 기술교육센터 등을 한데 모으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이 회사 김익환 사장(55)은 “어려울수록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며 “독창적인 원천기술을 앞세워 세계 시장을 평정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카지노 모니터 세계 1위 코텍은 제2, 제3의 ‘초일류’ 상품 육성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전자칠판 및 의료용 모니터를 핵심 캐시카우로 본격 키우고 있다.

    물론 대내외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 제조업체 1344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1월 중소기업건강도지수(SBHI)는 82.4를 기록, 3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업황 전망을 나타내는 SBHI가 100을 밑돌면 경기가 안 좋아질 것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것을 뜻한다.

    그럼에도 기업들이 연초부터 파이팅할 수 있는 것은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도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당선 후 전국경제인연합회나 대한상공회의소가 아닌 중소기업중앙회를 가장 먼저 찾는 등 중소기업에 힘을 실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박 당선인은 “중소기업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김병근/김낙훈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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