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라면업체들은 치열한 색깔 경쟁을 벌였다. 올 라면시장의 색깔 트렌드로는 하얀색과 빨간색, 검은색을 꼽을 수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라면시장은 '하얀국물의 퇴조'와 '불황으로 인한 빨간국물의 부상', '프리미엄 시장(Black label) 형성' 등이 가장 큰 특징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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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얀국물 퇴조와 빨간국물 부상
올해는 지난해 라면시장의 트렌드를 주도한 하얀국물 라면의 인기가 사그라지고 빨간국물 라면의 판매량이 늘어났다.
실제 지난 8월에는 팔도 '꼬꼬면', 오뚜기 '기스면'에 이어 삼양식품 '나가사끼짬뽕'까지 하얀국물 라면이 모두 라면 판매 순위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시장조사기관 AC닐슨).
11월 기준으로 나가사끼짬뽕만 20위권에 남았고 꼬꼬면, 기스면은 30위권 아래로 떨어져 사실상 하얀국물 라면의 시대가 막을 내렸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이들 제품의 점유율은 지난 4월 처음으로 한 자릿수(7.9%)로 급락했고, 11월에는 역대 최저인 1.7%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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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불황으로 소비자들이 익숙한 맛의 장수제품과 매운맛 제품을 선호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올 하반기 대표 장수제품인 '신라면', '안성탕면', '너구리', '삼양라면'과 신제품 '고추비빔면', '진짜진짜', '불닭볶음면', '남자라면' 등은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11월 전체 라면시장 매출 톱10에서도 '짜파게티'를 제외한 9개 제품 모두가 빨간국물 라면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불황으로 빨간국물 라면 중에서도 유독 매운맛 라면이 인기를 끌었다. 매운맛이 강한 진짜진짜와 남자라면은 이달 들어 누적매출 200억 원을 넘어섰고, 오뚜기의 '진라면 매운맛'은 11월 라면순위 9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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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리미엄 제품(블랙 라벨) 대거 등장
올 하반기에는 봉지당 가격이 1000원을 넘는 프리미엄 제품들이 잇따라 출시됐다.
농심은 지난 10월 1년2개월 만에 '신라면블랙'의 국내 판매를 재개했다. 이 제품은 판매 재개된 지 한 달만에 600만개 이상 팔렸다.
풀무원은 지난 7월 '자연은 맛있다 꽃게짬뽕'을, 삼양식품은 11월 '호면당' 라면 5종을 출시하면서 프리미엄 라면시장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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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게짬뽕은 출시 5개월만에 누적 매출액 100억 원을 돌파했다. 풀무원은 2010년 '자연은 맛있다' 브랜드로 라면 사업에 뛰어든 이후 단일 제품 기준으로 최고의 월매출 기록을 세웠다. 삼양식품은 2010년 인수한 누들 레스토랑인 호면당의 인기 메뉴를 제품화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라면도 요리라는 인식이 생기면서 올 하반기 '신라면블랙', '호면당 돈사골탕면' 등 프리미엄 제품이 인기를 끌었다" 며 "내년엔 더 많은 프리미엄 제품을 취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라면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농심은 2013년 라면업계를 이끌 색상으로 '파란색(Blue Ocean)'을 꼽았다.
농심 관계자는 "내년에 라면업체들은 웰빙 저나트륨 라면, 쌀국수·건면, 새로운 타입의 용기면 등 기존에 없던 차별화된 제품으로 경쟁을 벌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