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신문서 직업묻자 '검사…' 대답

수사무마 등을 대가로 10억원대 금품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아 현직검사로는 2000년 이후 처음 구속기소된 김광준(51) 검사(부장검사급)가 법정에서 혐의를 대부분 부인했다.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대웅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김 검사 측 변호인은 "돈을 받은 것은 대부분 사실이지만 대가성과 직무관련성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직접 수사무마 청탁을 받거나 다른 검사에게 수사무마를 알선하고 돈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ㆍ알선뇌물수수 등)는 사실이 아니라는 취지다.

김 검사에게 뇌물 5억9천300만원을 준 혐의로 함께 기소된 유진그룹 유경선(57) 회장과 동생 유순태(46) EM미디어 대표 측 변호인도 "유 회장은 돈이 오간 사실 자체를 몰랐고, 유 대표도 돈을 빌려줬을 뿐"이라고 밝혔다.

이날 하늘색 수의를 입고 본인 이름이 적힌 재소자용 흰 운동화를 신고 출정한 김 검사는 재판 내내 고개를 숙인 채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재판장이 인적사항을 확인하며 직업을 묻자 머뭇거리다가 "검사…"라고 짧게 답하기도 했다.

불구속 상태인 다른 피고인들은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특임검사팀 수사기록이 1만2천여쪽, 반뼘 분량 한 묶음으로 24권에 달해 변호인 측은 충분한 기록 검토 시간을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내년 1월23일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을 열기로 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han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