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디지털 가전의 굴욕…출하액 반토막
올해 일본 가전시장에서 평판TV DVD플레이어 내비게이터 등 디지털 가전제품 출하액이 급감하면서 10년 만에 처음으로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백색가전 제품 출하액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전자업체들도 가격 하락폭이 큰 디지털 가전 대신 백색가전을 내년 주요 상품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일본 전자정보기술산업협회(JEITA)는 25일 디지털 가전의 11월 출하액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36.3% 감소한 1199억엔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11월까지 누계 금액은 1조4345억엔(약 18조7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4% 감소했다.

반면 일본전기공업회(JEMA)가 집계한 1~11월 백색가전 출하액은 1조9793억엔(약 24조9300억원)을 기록했다. 일본에서 백색가전 출하액이 디지털 가전을 넘어선 것은 2002년 이후 처음이다.

일본의 디지털 가전제품은 2000년대 아날로그 제품을 대체하면서 급격히 성장했다. 하지만 최근 한국을 비롯해 대만 중국 등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일본 내 판매도 영향을 받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GFK재팬에 따르면 올 1~11월 TV 평균 가격은 5만3900엔으로 2009년에 비해 53.4% 하락했다.

반면 백색가전 가격은 안정적이다. 같은 기간 냉장고 평균 가격은 2009년에 비해 10.7% 하락한 8만4000엔, 세탁기는 8.9% 떨어진 5만9900엔을 기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백색가전은) 에너지 효율을 높인 신제품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고 안정된 교체 수요가 있다”며 “미용 가전 분야에서 새로운 시장이 생긴 것도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