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중소기업중앙회에 방문한 뒤 중소기업계는 크게 고무된 분위기다. 특히 박 당선인이 “중소기업 대통령이 되겠다” “중소기업이 주연되는 경제를 만들겠다”고 약속한 데 이어 내년 1월4일로 예정돼 있는 중기중앙회 신년하례식에도 “가급적 참석하겠다”고 답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껏 기대에 부풀어 있다.

배조웅 국민레미콘 회장(중기중앙회 부회장)은 “중소기업 단체를 당선인이 먼저 찾은 것도 유례없는 일인데 1주일여 만에 다시 찾겠다는 것은 기대도 못했던 일”이라며 “당선인이 중소기업에 약속한 일들을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재광 광명전기 회장(부회장)은 “중소기업인들이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할 수 있게 인수위원회나 새 정부 정책결정 과정에 참여하게 해달라는 요청에 대해서도 흔쾌히 소통 창구를 가동하겠다고 대답해줘 기대가 크다”고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구체적으로 중소기업의 목소리가 어떤 통로를 통해 전달될지 확실한 답이 없다며 아쉬워하고 있다. 한 참석자는 “1~2명 정도 중기인들이 인수위에 참여해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이 여러 차례 있었으나 원론적인 수준의 답변에 그치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예컨대 박 당선인이 약속한 징벌적 손해배상제 확대의 경우도 정치인들은 매우 중요한 듯이 얘기하지만 막상 제도가 강화되더라도 이를 활용할 중소기업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소송 과정에서 체력이 떨어지고, 설사 이기더라도 거래가 끊기는 리스크를 감내할 중소기업이 많지 않기 때문에 ‘탁상공론’에 그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

또 다른 참석자는 “당선인의 의지는 강력하지만 공약 자체가 늦게 나온 데다 내용이 구체적이지 못해 평론하기 힘든 수준”이라며 “중기가 주연되는 경제는 앞으로 정책 입안 과정에서 어떤 구체적인 내용을 갖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