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사회당 '우향우' 이끈 발스 내무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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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기업 정책 전환 이끌어…차기 총리 후보로 급부상
“프랑스 사회당 좌파 정부 안에서 가장 우파적인 인물이 힘을 얻고 있다.”
영국 경제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에서 “프랑스 좌파가 변하고 있다”며 이렇게 보도했다. 좌파인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사회당 정부에서 ‘우향우’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추세를 상징하는 인물은 마뉘엘 발스 내무부 장관(49·사진)이다. 이코노미스트는 “민심을 잃은 사회당 정부 내에서 유일하게 인기 있는 인물”이라고 그를 소개했다. 발스 장관의 지지율은 61%로, 올랑드 대통령(35%)보다 훨씬 높다. 현지 매체 누벨옵세르바퇴르는 발스를 가리켜 ‘부통령’이라 부르기도 했다. 그만큼 영향력이 크다는 얘기다. 가장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로도 꼽힌다.
처음부터 그의 입지가 탄탄했던 건 아니었다. 지난해 사회당 대통령 후보 경선 때만 해도 그가 얻은 득표율은 6%에 그쳤다. 좌파 정당원임에도 주당 35시간의 법정 노동시간을 더 늘려야 한다고 외쳤기 때문이다. 그는 “정치인들은 허황된 꿈이 아닌 진실을 말해야 한다”며 “정부 지출을 늘리는 게 만병통치약이 아니다”고 주장, 사회당의 포퓰리즘 정책을 비판하기도 했다. 집시족 주거지역 철거를 공약해 ‘좌파의 사르코지(전임 우파 대통령)’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그가 인기를 끌기 시작한 건 올랑드 정부의 좌파 정책이 벽에 부딪치면서부터다.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 등 반기업 정책을 추진하면서 프랑스의 기업경쟁력이 악화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최고 75% 소득세율을 적용하는 ‘부자 증세’ 정책은 부자들의 ‘탈(脫)프랑스 현상’을 부르기도 했다. 이에 당내 개혁파인 발스 장관의 발언권이 강해졌다는 분석이다.
최근 올랑드 정부가 노선을 수정해 친기업 정책을 내놓은 데도 발스 장관의 영향이 컸다는 평가다. 프랑스 정부는 최근 법인세 인하를 발표하고, 자본이득세 인상을 철회했다. 발스 장관은 “사회당은 사기업 국유화만 고민할 게 아니라 기업들이 활동하기 편한 환경을 만드는 데도 힘써야 한다”고 꾸준히 주장해왔다.
이코노미스트는 “발스 장관의 부상은 프랑스 좌파 정부의 노선이 보수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올랑드 정부가 기존 정치이념과 경제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친기업 노선 사이에서 줄을 타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영국 경제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에서 “프랑스 좌파가 변하고 있다”며 이렇게 보도했다. 좌파인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사회당 정부에서 ‘우향우’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추세를 상징하는 인물은 마뉘엘 발스 내무부 장관(49·사진)이다. 이코노미스트는 “민심을 잃은 사회당 정부 내에서 유일하게 인기 있는 인물”이라고 그를 소개했다. 발스 장관의 지지율은 61%로, 올랑드 대통령(35%)보다 훨씬 높다. 현지 매체 누벨옵세르바퇴르는 발스를 가리켜 ‘부통령’이라 부르기도 했다. 그만큼 영향력이 크다는 얘기다. 가장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로도 꼽힌다.
처음부터 그의 입지가 탄탄했던 건 아니었다. 지난해 사회당 대통령 후보 경선 때만 해도 그가 얻은 득표율은 6%에 그쳤다. 좌파 정당원임에도 주당 35시간의 법정 노동시간을 더 늘려야 한다고 외쳤기 때문이다. 그는 “정치인들은 허황된 꿈이 아닌 진실을 말해야 한다”며 “정부 지출을 늘리는 게 만병통치약이 아니다”고 주장, 사회당의 포퓰리즘 정책을 비판하기도 했다. 집시족 주거지역 철거를 공약해 ‘좌파의 사르코지(전임 우파 대통령)’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그가 인기를 끌기 시작한 건 올랑드 정부의 좌파 정책이 벽에 부딪치면서부터다.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 등 반기업 정책을 추진하면서 프랑스의 기업경쟁력이 악화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최고 75% 소득세율을 적용하는 ‘부자 증세’ 정책은 부자들의 ‘탈(脫)프랑스 현상’을 부르기도 했다. 이에 당내 개혁파인 발스 장관의 발언권이 강해졌다는 분석이다.
최근 올랑드 정부가 노선을 수정해 친기업 정책을 내놓은 데도 발스 장관의 영향이 컸다는 평가다. 프랑스 정부는 최근 법인세 인하를 발표하고, 자본이득세 인상을 철회했다. 발스 장관은 “사회당은 사기업 국유화만 고민할 게 아니라 기업들이 활동하기 편한 환경을 만드는 데도 힘써야 한다”고 꾸준히 주장해왔다.
이코노미스트는 “발스 장관의 부상은 프랑스 좌파 정부의 노선이 보수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올랑드 정부가 기존 정치이념과 경제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친기업 노선 사이에서 줄을 타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