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당선으로 헌정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 탄생하게 됐다. 박 당선인에게 거는 국민의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크다. 기업도 그렇고 다른 어느 조직에서나 새로운 리더의 등장은 기대를 불러일으킨다. 하물며 대통령임에랴.

한국은 지금 진정한 선진국으로 도약하느냐 이대로 주저앉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 유럽발 세계 경제 위기는 쉽게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글로벌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진다.

여기에 세대·계층 간 갈등의 골은 자꾸 깊어진다. 선거가 끝나자마자 일부 젊은층에서 ‘지하철 무임승차 폐지’ 등 노인 복지 혜택 축소를 요구하고 있을 정도다. ‘총체적 위기’란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위기는 지도자의 내공을 가늠하는 척도다.

뛰어난 리더십의 요건은 무엇인가. 가장 중요한 건 소통이다. 소통 부재는 오해를 낳고, 오해는 단절과 적대감을 부른다. 부부와 친구, 기업과 나라 할 것 없이 마찬가지다. 틈이란 한번 생기고 나면 봉합하기 어렵다. 벌어진 틈을 좁히는 방법은 진실한 소통뿐이다.

위기 상황일수록 믿음은 사라지고 유언비어가 난무하며 구성원 모두 자기 이익만 추구하는 혼란스런 사태가 발생한다. 따라서 현실이 어떻든 정확한 사실을 알리고, 유언비어의 진위 여부 또한 확실히 밝힘으로써 사람들의 불안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 급선무다.

리더는 또 위기일수록 긍정 바이러스를 전파해야 한다.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는 말이 있거니와 불안은 사람들에게 ‘노력해도 소용없다’는 식의 무기력증을 심는다. 근래 20대들 사이에 ‘아무리 애써도 올라갈 사다리가 없다’는 식의 절망감이 팽배해진 건 대표적이다. 박 당선인의 앞엔 젊은층의 이 같은 불안과 부정적 인식을 해소하고 그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심어야 하는 당면 과제가 놓여 있다.

훌륭한 리더십의 세 번째 요소는 발상의 전환이다. 위대한 리더는 모두가 답이 없다고 할 때 해결책을 내놓는 사람이다. 힘들 때일수록 남다른 아이디어와 추진력이 필요하다. 미국의 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는 취임사를 통해 “국가가 여러분을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 묻지 말고 여러분이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물어보라”고 말했다.

뭐든 국가와 사회 책임으로 돌리려는 국민을 향해 담대하게도 ‘먼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해달라’고 요구한 셈이다. 대통령은 마술사가 아니다. 무슨 일이든 뚝딱 해결할 수 있는 요술방망이를 지니고 있을 리도 없다.

위기는 리더의 숙명이라고 한다. 국민의 가슴에 새겨진 박 당선인의 이미지는 ‘원칙을 지키는 리더’라는 것이다. 당선인은 또 선거 전후 한결같은 목소리로 ‘국민 대통합을 실천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박 당선인이 당면한 모든 위기를 극복하고 한국의 새로운 도약을 이뤄내기를 기대한다.

김종섭 < 삼익악기 회장 Jenice0812@samic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