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18대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8월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이후 줄곧 강조해온 화두는 ‘100% 대한민국’이다. 이번 선거에서도 드러났듯이 52 대 48로 나뉜 국민여론을 봉합하고 국민대통합을 이루겠다는 강한 의지가 이날 첫 기자회견에 담겨 있다.

박 당선인이 20일 회견에서 꺼낸 첫 화두도 ‘국민대통합’이다. 박 당선인은 당선 소감을 밝힌 직후 “무엇보다도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한 비전을 가지고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신 문재인 후보님과 지지자 여러분께도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을 찍지 않은 48%의 유권자인 1480만명도 앞으로 5년간 함께 가야 한다는 포용의지를 밝힌 것이다.

박 당선인은 이날 회견에서 “100%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 저의 꿈이자 소망”이라며 대탕평 인사를 제시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 이전엔 권력을 TK(대구·경북) 출신과 육군사관학교 출신의 군인들이 독점했고, 김영삼 정부 땐 PK(부산·경남)들이 차지했다. 김대중 정부에선 그동안 소외됐던 호남 출신들이, 노무현 정부에선 다시 PK 출신, 이명박 정부에선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출신)이나 영포라인(경북 영일·포항 출신) 등이 권력을 향유했다. 박 당선인이 “과거 반세기 동안 극한 분열과 갈등을 빚어 왔던 역사의 고리”라고 언급한 것도 이를 염두에 둔 것이다.

이와 관련, 박 당선인 측의 핵심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곧 꾸려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부터 대탕평 인사가 시작될 것”이라며 “향후 정부의 장·차관들도 이런 기조에서 임명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출신지역, 세대, 학교 등은 아예 배제된 채 선거에 같이 뛴 인사들이 아니더라도 능력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 끌어안는다는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도 “대탕평인사는 출신지역이나 학교별로 기계적인 배려가 아니라 능력을 먼저 보고 그 출신지역이나 다른 요소들은 보지 않는다는 얘기”라며 “박 당선인의 지금까지 인사 원칙을 보면 잘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총리 후보로 박준영 전남지사와 강봉균 전 경제부총리 등이 박 당선인 주변에서 거론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실제로 박 당선인과 함께 대선을 뛰었던 캠프 인사들은 학교와 지역이 크게 편중되지 않는다. 최경환·안종범·강석훈 의원 등 당선인 비서실에 속한 인사들은 TK 출신이 다소 많으나, 공약을 총괄한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이나 공보라인을 책임져온 이정현 공보단장과 이번 선거에서 활약을 펼친 이상일·박선규 대변인 등은 호남 출신이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TK, 서병수 당무조정본부장은 PK, 진영 정책위 의장은 호남 출신이다. 충청권에서 우위를 점한 데 기여한 정우택 선대위 부위원장은 충북에서 태어났다.

한편 김종인 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에 나와 “박 당선인이 선거기간 정치 야권도 참여하는 지도자회의를 구성하겠다고 했는데, 이렇게 되면 자연스레 문재인 후보도 만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인수위원장 호남 출신 영입과 관련해선 “어떤 특정 지역 출신이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 인수위를 실질적으로 잘 끌어가서 앞으로 박 당선인이 내년 2월25일 취임할 때에 국정에 관한 청사진을 정확하게 제시할 수 있는 것을 추진할 수 있는 그런 인물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