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국내 기업들은 1000원어치를 팔아 57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수익성은 나아졌지만 기업별 수익성 격차가 커져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들은 오히려 증가했다.

한국은행은 20일 상장법인 1537개와 비상장 주요 기업 181개의 3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올 3분기 기업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5.9%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분기 증가율(5.3%)보다 0.6%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석유화학, 비금속광물, 자동차 등 대부분 업종의 증가폭이 전분기보다 줄어들었지만 전기전자업종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덕분이다.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매출액영업이익률은 5.7%로 전년 동기(5.5%)보다 0.2%포인트 높아졌다. 전기전자, 전기가스 등의 영업이익률이 큰 폭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반면 금속제품, 운송장비, 서비스 등의 이익률은 하락했다.

매출액세전순이익률도 6.3%로 지난해 3분기(3.5%)보다 큰 폭으로 뛰었다. 매출액세전순이익률이 매출액영업이익률보다 크게 높아진 것은 원화 강세로 외환손익이 흑자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전기전자가 12.7%로 전 업종에서 가장 높았으며 식음료·담배, 자동차, 조선 등도 비교적 높은 세전순이익률을 올렸다.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이자보상비율은 전년 동기 441.2%에서 449.9%로 높아졌다. 하지만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업체 비중은 34.6%로 전년 동기(31.6%)보다 3%포인트 높아졌다. 500%를 초과하는 업체 비중도 47%에서 44.5%로 전년 동기보다 낮아졌다. 김영헌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일부 대기업을 빼면 나머지 기업의 경영 실적은 악화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1~9월 중 업체당 현금 증가 규모는 2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억원 감소에서 플러스로 전환했다. 김 팀장은 “기업의 소극적인 투자 활동으로 현금 유출이 줄어든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