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글로벌 IPO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한 건(5억달러 이상)의 IPO에 고용되는 주관사 숫자가 사상 최대 수준인 평균 6개를 기록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08년 금융위기 발생 직전엔 이 숫자가 2개에 불과했고, 지난해에도 4개 수준이었다.
몇 년 전만 해도 2개 은행이 나눠 가졌던 IPO 수수료를 지금은 6개 은행이 나눠 가져야 한다는 뜻이다. 당장 할 일이 없는 투자은행들이 예년과 같은 수준의 수수료를 놓고 울며 겨자 먹기로 저가에 일감을 수주하고 있는 셈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더 많은 투자자들을 끌어모을 수 있어 같은 값이라면 여러 곳의 주관사를 쓰는 게 유리할 수 있다. IPO 시장이 침체된 것은 유럽 재정위기, 중국 경착륙 우려 등으로 기업들이 IPO를 통한 자금 조달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미국 주식시장에서는 올 들어 471억달러의 IPO가 실시돼 2008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건수 기준으로는 144건으로 지난해 146건에 못 미쳤다.
2위를 차지한 중국의 IPO 규모는 140억달러였다. 160억달러에 달했던 페이스북 IPO를 제외해도 미국의 절반에 미치지 못할 만큼 격차가 컸다. 유럽은 작년보다 3분의 2나 줄어든 99억달러 규모의 IPO를 실시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