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자금 명목 등으로 가수 인순이 씨(본명 김인순)에게서 수십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가수 최성수 씨의 부인인 부동산 시행업자 박모씨(50)가 불구속 기소됐다.

17일 서울고등검찰청 형사부(검사장 이명재)에 따르면 박씨는 2006년 3월부터 2007년 11월까지 서울 청담동 고급 빌라 ‘마크힐스’의 사업 자금과 리조트 건축허가 경비 등이 필요하다며 인순이 씨에게 네 차례에 걸쳐 23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빌라사업 자금 5억원을 빌려주면 1년 후 원금을 상환하고, 2년 후 이자로 5억원을 주겠다” “리조트 건축허가 경비 4억원을 빌려주면 리조트 2채를 담보로 제공하겠다”는 등의 거짓말로 돈을 받아 가로챘다고 검찰은 밝혔다. 박씨는 또 “조경민 전 오리온그룹 전략담당 사장이 급하게 돈이 필요하다고 한다”고 속여 10억원을 빌리기도 했다.

마크힐스는 박씨의 남편 최씨가 이사로 있던 시행사 E사가 사업을 맡았던 빌라다. 지난해 초 오리온그룹 비자금 수사 당시 언론에 오르내렸다. 마크힐스 부지는 오리온그룹 소유지였는데 부지 매매 과정에서 조씨가 E사와 짜고 부동산 허위·이중 매매를 통해 40억여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는 또 인순이 씨와 마크힐스빌라에 공동 지분 투자해 분양권 매매대금을 절반씩 나눠 갖기로 계약했으나 이를 위반하고 인순이 씨 몫의 매매대금 20억3000만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박씨는 “무죄를 확신한다”며 “인순이 씨에 대한 비리 혐의를 언급하고 의도적으로 가수인 최성수의 이름을 넣어 명예 훼손한 무고 혐의에 대해서는 즉시 고소해 법적 심판을 받게 하겠다”고 반박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