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적인 컨셉트가 있는 곳과 도로가 외길로 나 있는 대학가 상권이 유망합니다”

한국경제신문과 신한은행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멘토스쿨이 지난 12일 대학가 상권을 주제로 필드아카데미를 진행했다. 참여한 30명의 멘티들은 대학가 상권을 비교하고 투자가치를 가늠하기 위해 골목골목을 누볐다. 이날 돌아본 대학은 고려대 성균관대 동국대 연세대 이대 홍대 숙명여대 등이었다.

○소액투자 가능

낮 시간인 데다 방학을 앞두고 있어 대학 주변은 대체로 한산한 편이었다. 고준석 신한은행 청담역지점장은 실제 투자를 결정하기 전에는 학기 중 저녁시간을 선택해 현장을 살피라고 조언했다. ‘되는 곳’을 알아보려면 유동인구가 많은 시간에 둘러봐야 한다는 얘기다.

고 지점장은 “대학상권은 유동인구가 꾸준한 데다 개발 가능성이 적은 편”이라며 “변동성이 적고 작은 건물도 많아 비교적 소액으로 투자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장점 때문에 매물이 드물다는 게 단점이라고 덧붙였다.

고 지점장은 “대학 상권을 판단할 때 우선적으로 메인도로가 어디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로가 갈리지 않고 직선으로 연결된 곳, 스타벅스·커피빈과 같은 대기업 직영 프랜차이즈가 근처에 있는 경우 상권이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고 지점장은 또 “원룸 고시원 등 주거시설보다 상가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주거시설은 상가에 비해 관리를 하기 더 어려운 까닭이다.

○문화요소 갖춘 상권이 유리

이날 둘러본 대학가 상권 중 활기를 띠고 있는 곳은 홍익대와 성균관대였다. 낮시간에도 젊은이들이 북적됐다. 2호선 홍대입구역에서 문화의 거리 구간과 4호선 혜화역에서 소극장거리 및 성균관대 방면이었다. 고 지점장은 두 대학 상권의 활성화 요인으로 ‘문화’를 꼽았다.

그는 “대학 상권은 먹고 마시는 문화뿐만이 아니라 즐기고 참여할 수 있는 문화가 같이 있어야 한다”며 “중·고생뿐만 아니라 젊은이들을 꾸준하게 유인할 수 있어 상권이 활성화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성균관대는 외길 상권에 대학로로 연결되는 긴 상권이었다. 여기에 대학로의 소극장 문화가 결합돼 안정적이고 높은 수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성균관대 북쪽으로 고려대를 비롯해 성신여대 한성대 등의 학생들까지도 끌어들이는 상권이다보니 커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서울대병원이 근처여서 유동인구가 많은 것도 상권이 매력적인 이유다.

홍대는 화방거리, 인디밴드, 클럽 등으로 대표되는 문화가 활성화되면서 상권이 확대되고 있다. 이대·연대로 대표되던 신촌상권이 가라앉은 이유 중 하나도 홍대 앞으로 학생들이 몰리는 ‘빨대효과’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금의 홍대입구역 근처의 중심상권에서 6호선 상수역까지 넓게 아우르는 상권으로 커가고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홍대 앞에서 매물로 나온 빌딩 중에는 1주일 사이에 호가가 2억원이 뛰어오른 경우도 있었다. 홍대 정문에서 극동방송 쪽의 건물이었다. 근처는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신축하는 건물과 대기업 프랜차이즈 레스토랑이 들어설 예정으로 공사가 한창이었다. 1주일 전 58억원에 내놨던 이 건물의 호가는 60억원으로 올랐다.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는 “현재는 메인상권이 아니지만 미래 가치가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며 “매수인들이 적극적으로 붙고 있어 호가가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귀띔했다.

○도로 분산되거나 짧은 곳은 주의

고려대는 학생 수가 2만명을 넘는 대규모 대학상권이지만 메인도로가 분산돼 투자가치가 떨어진다는 평가다. 메인도로는 예전에 안암5거리~안암역(6호선)이었지만, 최근 고려대역 방면으로 분산이 됐다. 1980~1990년대에는 주점을 중심으로 거리가 활성화됐지만 술을 먹는 문화가 줄어들면서 상권도 위축되는 분위기였다.

이화여대 동국대 연세대 숙명여대 앞도 비슷했다. 이화여대는 기존의 상권이 일부 공원으로 개발됐고 학교에 상업시설이 생기면서 전체 상권면적이 줄어들었다. 연세대의 경우 내년부터 신입생이 송도캠퍼스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는 탓에 상권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었다. 동국대와 숙명여대는 메인도로가 짧아서 수익성 높은 상가가 적은 편이었다.

한국경제신문과 신한은행이 공동으로 주관하는 ‘고준석 박사의 자산관리 멘토스쿨’은 17일부터 6기를 모집할 예정이다. 문의는 신한은행 청담역지점(02-516-4600)이나 ‘아이러브 고준석과 부동산재테크’ 카페(cafe.daum.net/gsm888)로 하면 된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