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14일 국가정보원 여직원이 문재인 대선 후보를 비방하는 인터넷 댓글을 올리는 등 선거에 부당하게 개입했다고 고발한 민주통합당 관계자를 조사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이날 오전 김기운 민주당 법률지원단국장과 변호인을 대상으로 고발 내용과 국정원 여직원 김모(28)씨가 비방댓글을 달았다고 특정한 정황 등을 조사했다.

민주당은 지난 12일 김씨와 김씨의 상관인 국정원 심리정보국장을 공직선거법위반 혐의 등으로 고발했다.

고발장에는 지난 이틀간 김씨가 오피스텔에 출입한 현황 등 상황일지가 있었을 뿐 범죄사실과 관련된 증거자료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이날 인터넷에 문재인 대선 후보를 비난하는 내용의 글이 대량으로 유포되고 있다며 관련자료를 제출해 수사를 의뢰했지만 김씨가 직접 작성한 글이나 고발내용을 뒷받침할만한 증거자료를 제출하지는 않았다.

한편 경찰은 김씨를 피고발인 자격으로 조사하기 위해 소환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김씨는 현재 병원에 입원한 상태로 잠을 잘 못 자 수면제를 복용하며 식사를 제대로 못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당분간 김씨의 건강 상태를 지켜보면서 일정을 조율해야 할 것 같다"며 "김씨측에 '조사를 받을 수 있을 때 나와서 신속하게 받기를 원한다'고 계속 출석을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김씨가 전날 제출한 컴퓨터에 보안이 걸려 있어 분석 작업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지방경찰청 증거분석팀은 "국정원의 협조를 받아 컴퓨터의 보안을 먼저 풀어야 분석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차지연 기자 bluekey@yna.co.krcharg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