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클라우드 아틀라스 "지금, 우리의 모든 만남에는 이유가 있다"
[윤혜영 기자] "지금, 우리의 모든 만남에는 이유가 있다"

천재적 재능을 자랑하는 앤디&라나 워쇼스키 남매와 톰 티크베어 감독, 그리고 톰 행크스, 할 베리, 휴 그랜트, 수잔 서랜등 등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배우들에 한국인 배두나까지, 여러모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가 12월12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데이빗 미첼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이 영화는 19세기부터 근 미래까지 약 500년의 시간을 관통하는 6가지 이야기를 퍼즐처럼 짜 맞추다 마지막에 이르러 하나로 완성시키는 다소 복잡한 구성을 띄고 있다.

각기 다른 여섯가지 장르를 하나로 연결하는 스토리
1849년 태평양 위, 이름 모를 병에 걸린 백인 변호사 어윙과 수상한 의사 헨리 구스, 1936년 벨기에에서 벌어지는 천재작곡가 프로비셔와 식스미스의 금기된 사랑, 그리고 제자의 재능을 탐하는 스승, 1973년 미국, 핵 발전소를 둘러싼 비리와 진실을 알아챈 여기자 루이자 레이와 2012년 런던, 감옥 같은 노인 요양소에서 탈출하려는 캐번디시 이야기.

그리고 2144년 서울, 클론의 이면에 숨겨진 비밀을 알아차리고 대항하는 복제인간 손미-451, 2321년 모든 문명이 파괴된 아포칼립스 미래, 식인종으로부터 가족을 잃고 다른 행성에서 온 메로님과 위험한 여정을 떠나는 자크리까지 전혀 관련 없을 것 같던 이야기들은 등장인물들이 비슷한 상황에 처해지는 순간, 다른 이야기로 전환되며 하나로 재조립된다.

사실 6개 시대에 나오는 각각의 주인공들은 모두 하나의 영혼이다. '윤회 사상'을 바탕으로 구름이 하늘을 흘러가듯 영혼도 여러 시대를 흘러가며 모두들 '어디선가 본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되는 것.

이 이야기들을 영화화하기 위해 세 명의 감독은 원작의 장면과 주요 관계도를 인덱스 카드에 정리한 후 이 수백 장의 카드들을 스토리라인이 더욱 직접적으로 드러나도록 재배열했다고. 특히 이 모든 이야기들은 각각 미스터리, 로맨스, 스릴러, 코미디, SF, 판타지 등 다른 장르로 변주되며 관객들에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리뷰] 클라우드 아틀라스 "지금, 우리의 모든 만남에는 이유가 있다"
1인 다역을 가능케한 파격적인 특수분장 '비밀은 엔딩 크레딧에서 밝혀진다'
'클라우드 아틀라스'에 출연하는 모든 배우들은 '윤회'라는 독특한 설정을 연관성 있게 표현하기 위해 1인 다역 연기를 소화한다. 6개 스토리에 모두 출연하는 톰 행크스는 물론,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는 여기자와 미래시대 다른 행성에서 온 여전사 등의 역할을 수행하는 할 베리도 모든 역할을 무리없이 해낸다.

휴 그랜트의 변신은 실로 놀랍다. 젠틀한 영국신사의 모습을 뽐냈던 그는 코믹 연기는 물론 식인종 등 악역 연기까지 도전하며 의외의 모습을 보여준다. 떠오르는 '훈남' 배우 짐 스터게스는 변호사 어윙을 비롯, 서울의 반란군 장교 장혜주 역을 맡으며 인종을 넘나들지만 전혀 다른 얼굴 덕에 같은 사람인지는 눈치조차 채기 어렵다.

여기에 '매트릭스' 스미스 요원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휴고 위빙과 '향수: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의 벤 위쇼는 여자로 변신, 성별을 뛰어넘기까지 한다. 실제 이런 설정 때문에 촬영장에서는 배우들끼리도 서로 몰라보고 지나칠 정도였다고.

이러한 배우들과 제작진의 노력은 엔딩 크레딧에서 여실히 느낄 수 있다. 각 배우들이 연기한 모든 캐릭터들이 정리돼 나올 때면 "이 사람이 이 사람이었어?"하는 충격적인 반전 덕에 놀라움과 이해가 한 번에 될 듯하다.
[리뷰] 클라우드 아틀라스 "지금, 우리의 모든 만남에는 이유가 있다"
배두나의 '화려한' 할리우드 데뷔

나라의 경계가 무너지고 언어와 문화가 뒤섞인 미래세계인 2144년의 네오 서울(Neo Seoul)에서는 레스토랑에서 종업원으로 매일 '같은' 일상을 보내는 클론, 손미-451가 등장한다. 배두나는 손미-451 역으로 분해 톱배우들 사이에서 이질감 없는 연기력을 보여준다.

영화 '아일랜드'처럼 손미-451 역시 복제인간의 숙명을 알게 되고 이러한 비인간적인 체제와 싸우는 순혈인간 장혜주와 함께 레스토랑을 탈출해 반군이 되어 투쟁한다. 이 과정에서 배두나는 장혜주와 베드씬까지 선보이며 가슴 노출도 마다하지 않는다. 또한 더 먼 미래에는 '손미신(神)'이란 이름으로 추앙받는 인물이 된다.

손미-451은 "우리의 인생은 우리 각자의 것이 아닙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우리는 타인과 연결되어 있죠. 과거와 현재도요. 그리고 우리의 모든 악행과 선행에 따라 미래가 결정되는 거죠"라며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가장 강력하고도 직접적으로 전달한다.

특히 배두나는 손미-451 뿐만 아니라 변호사 어윙의 아내 틸다, 그리고 중요한 순간 청부살인자를 죽이며 여기자를 구하는 멕시칸 여자까지 1인 3역을 소화, 극 내내 이름이 오르내리며 톰 행크스-할 베리에 버금가는 존재감을 드러낸다.

영어로 진행되는 대사 역시 감정이 없는 '복제인간'이라는 점과 가미되며 별 무리 없이 진행돼 일본에 이어 할리우드에도 성공적으로 입성하게 됐다.

'애국심 고취'는 배두나에 그치지 않는다. 고층 건물에 자동차가 날아다니는 화려한 신도시와 빈티지한 구도시가 혼재돼있는 미래의 서울은 다다미방과 벚꽃 등이 나오면서 일본 냄새가 풍기기는 하지만 한글간판과 한국어가 등장해 국내 팬들을 환호하게 만들 만하다.

워낙에 거의 '6개의 영화'를 한 편에 담다보니 러닝타임은 172분으로 길다. 한 번 보고 완전히 이해하기도 어려운 편이다.

하지만 감독들의 이유 있는 욕심은 관객들의 눈과 귀 그리고 두뇌(?)를 충족시켜주기에 충분하다. 영화를 여러 번 보면서, '데자뷰'를 떠올릴 수 있도록 인물 간에 연결성을 주기 위한 감독들의 노력을 찾아보는 것도 재밌을 듯하다. 2013년 1월10일 개봉. (사진제공: 영화인, 블루미지,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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