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은 국제공항협의회(ACI)가 주관한 공항서비스평가에서 7년 연속 세계 1위에 오르고, 영국의 항공서비스 전문 리서치 기관인 스카이트랙스가 선정한 세계최고공항상을 수상하는 등 세계 선도공항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2001년 개항 이후 10여년 동안 이뤄낸 성과다. 인천공항이 이처럼 세계 최고 공항으로 자리잡은 데는 다른 공항이 넘보기 힘든 서비스 덕분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청결·스피드·안전·편리 등 서비스에 집중

유럽과 미국의 선진공항들은 ‘공항=정거장’이라는 고정관념 속에서 하드웨어에 공을 들였지만, 인천공항은 ‘서비스’라는 소프트웨어에 집중했다. 인천공항 서비스의 핵심은 청결·스피드·안전·편리 등 4개 분야에 집중된다.

인천공항의 모든 종사자들은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공항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환경미화원들이 ‘구역전담제’를 통해 공항 곳곳을 누빈다. 공항 전 직원이 공항에 떨어진 쓰레기를 줍는 데 주저하지 않는 문화가 정착돼 있다. 지난해 3월에는 세계 최고 공항을 일군 공로를 인정받아 환경미화원 두 명이 훈·포장을 받았다. 환경미화원에게 훈장이 수여된 것은 처음이다.

인천공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공항’을 지향한다. 세계 최초로 ‘승객예고제’를 도입, 공항의 어느 곳에 승객이 집중될지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공표한다. 이에 맞춰 출입국 관련 인원을 탄력적으로 배치한다. 여기에 한국의 강점인 정보기술(IT)을 접목한 ‘u-airport’ 기술이 더욱 원활한 출입국 수속을 지원한다.

인천공항이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공항으로 꼽히는 것도 강점이다. 인천공항은 활주로 가시거리가 75m만 확보되면 비행기의 이·착륙이 가능하다. 이런 공항은 전 세계에 19곳뿐이다. 아시아에서는 인천공항이 유일하다. 일본의 하네다·간사이 공항의 이착륙 가시거리는 각각 150m, 350m이며, 중국 베이징 및 푸둥공항은 각각 350m, 250m인 것과 비교된다. 인천공항이 갖춘 첨단 운항지원시설 덕분이다.

인천공항은 가장 편리한 공항으로도 알려져 있다. 세계 최고의 명품 브랜드인 루이비통이 다른 공항의 유혹을 뿌리치고 인천공항에만 입점할 만큼 세계 최고의 쇼핑환경을 제공하는 면세점을 갖췄다. 또 무료 샤워시설, 휴식공간, 인터넷, 어린이 놀이방 등을 구비한 라운지도 마련했다. 이뿐만 아니라 정부의 적극적인 허브공항 육성 정책으로 인해 ‘환승이 편리한 공항’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전 세계 170개 도시를 연결하는 풍부한 항공네트워크를 갖췄다. 환승객들에게 다음 출발지로 연결하는 항공편을 세계 어떤 공항보다 빠르게 제공한다.

○인천공항은 ‘대한민국 대표 수출품’

인천공항은 그동안 이뤄낸 성과를 토대로 전 세계에 공항 운영 노하우를 수출하고 있다. 건설, 서비스 및 교육 등 공항과 관련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망라한 종합 상품이다. 반도체와 자동차, 휴대전화와 함께 한국의 대표 수출 상품으로 자리잡은 셈이다.

과거 공항 해외사업 시장은 유럽의 선진공항들이 독식하던 독과점 시장이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실행력 있는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2007년부터 해외사업을 위한 전담부서를 신설했다. 2009년에는 조직을 확대해 전략 수행을 위한 조직 정비와 함께 해외 공항 및 국제기구 파견, 해외사업 전문 인력 육성 교육 훈련을 적극 시행하고 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2009년 2월 인천공항 해외 진출의 첫 사례가 탄생했다. 이라크 쿠르드 지방정부(KRG) 및 아르빌국제공항 당국과 3150만달러 규모의 컨설팅 용역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같은 해 12월에는 러시아 하바롭스크공항 당국과 마스터플랜 용역계약을 맺었다. 이 계약은 본격적인 공항 건설 및 운영에 직접 참여할 수 있고, 러시아 극동지역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2010년엔 필리핀 푸에르토프린세사공항, 마닐라공항 및 캄보디아 시엠레아프신공항과 계약을 체결했고, 2011년엔 인도네시아 수라바야공항 등의 건설 및 컨설팅 계약을 맺었다.

지난달까지 인천공항의 해외사업 실적은 8개국, 15건에 총 6316만달러에 이른다. 해외사업 5년차를 맞는 올해 인천공항은 사업 초기 형태인 컨설팅사업 위주의 해외사업에서 투자개발, 위탁운영, 지분투자사업 등 해외사업의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 지속적인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 및 신규 사업 수주를 통해 2015년에는 해외사업 전문 자회사 설립 등 참여 범위를 확대해 나감으로써 세계 곳곳에 제2, 제3의 인천국제공항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