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 칼럼] 대선 후보들, 原電이 뭔지나 아시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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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아웃 위기에도 脫원전 구호
신재생에너지는 비현실적 대안
원전 없는 미래는 사실상 불가
김정호 수석논설위원
신재생에너지는 비현실적 대안
원전 없는 미래는 사실상 불가
김정호 수석논설위원
![[김정호 칼럼] 대선 후보들, 原電이 뭔지나 아시는지](https://img.hankyung.com/photo/201212/02.7373195.1.jpg)
에너지 정책도 그런 경우다. 블랙아웃의 위기가 연일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생산 현장에 대한 전기공급을 조절해 근근이 넘어가는 판국인데 이들이 내놓는 에너지 정책이라는 게 그저 바른생활 수준이다. 바로 ‘탈(脫)원전’이다. 후쿠시마원전 사고에 놀란 일본이 원전 가동을 멈추면서 국내에서도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주장되던 구호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아예 간판을 탈원전으로 내세웠고,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도 공약은 흐지부지해버렸지만 얘기를 종합해보면 결국 원전 추가건설 반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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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이 발전하고, 국민의 생활수준이 높아질수록 전력 수요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생(省)에너지 기술이 발전한다한들 수요를 맞추는 데는 턱도 없다. 한국의 미래 성장동력이라는 IT산업이 그런 경우다. IT산업의 발전은 서버의 규모와 수량에 비례한다.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값싼 전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IT산업의 발전도 불가능하다. 환경론자인 빌 게이츠가 원전 예찬론자이기도 한 까닭이다.
원전의 매력은 무엇보다 경제성이다. 석탄의 2분의 1, 액화천연가스(LNG)의 5분의 1, 기름의 6분의 1 값이면 같은 양의 발전이 가능하다. 한국의 전기 생산량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35%나 된다. 다른 나라에 비해 전기료를 싸게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제조업의 경쟁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라도 원전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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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들이 탈원전을 주장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무엇보다 안전 문제다. 그러나 후쿠시마원전과 같은 사고를 미연에 차단시키는 기술은 5년 내 상용화된다. 위험한 것은 오히려 수력일 수 있다. 역사적으로도 그렇다. 게다가 중국의 해변에는 2030년까지 80기의 원전이 더 들어선다. 닭이 울면 인천서도 들린다는 가까운 곳이다.
후보들의 주장대로 탈원전도 좋다 하자. 에너지 자원이라곤 아무것도 없는 나라의 대선 후보들이다. 과연 이들의 대안은 무엇일까. 신재생에너지다. 참 순박하다. 현재 전체 전기생산량에서 차지하는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은 2.4%에 불과하다. 여기서 수력 등을 제외하면 요즘 얘기되는 진정한 의미의 신재생에너지는 0.1% 수준이다. 이를 원전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얘긴데, 천문학적 투자로도 불가능하다. 게다가 신재생에너지의 현주소는 빈약하기 짝이 없다. 태양광은 빛이 바랜 지 오래다. 선진국들은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지원제도를 폐지하고 있다. 교토의정서는 이미 휴지조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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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 없이 가상의 위험을 앞세워 탈원전 여론을 조성하는 대선 후보들이다. 순진하다고 해야 할지, 한심하다고 해야 할지. 탈원전을 주장하면서 성장과 일자리와 복지를 논하는 것은 위선이다. 그런데도 모든 후보들의 주장은 탈원전이다. 이런 후보들에게 나라의 미래를 맡겨야 하는지. 갑갑하다.
김정호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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