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가락동 한국인터넷진흥원 118상담센터(118센터)에 지난 11일 오후 2시50분 한 젊은 남성이 다급한 목소리로 전화를 걸어왔다. 전화 대출 사기를 당했는데, 개인정보 유출로 2차 피해를 입을까봐 걱정된다는 것이었다. 상담센터 직원 김현희 씨는 “주민등록번호가 인터넷에 입력될 때마다 실시간으로 알 수 있는 ‘검색사이트 명의도용 방지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좋겠다”고 권했다.

2010년 설립된 118상담센터는 해킹이나 개인정보 도용, 불법 스팸메일 등 인터넷 사고는 물론 궁금한 것들에 대해서도 상담할 수 있는 무료 콜센터다. 국번 없이 118로 전화를 걸면 된다.

휴일 없이 24시간 가동되는 이곳은 하루평균 1200통(지난해 기준)의 전화 상담을 받고 있다. 권인경 118센터 매니저는 “늦은 오전이나 이른 오후 시간대가 가장 분주하다”며 “26명의 상담 인력이 시간대별로 나눠 출근하고 있다”고 했다. 상담 전화 건수는 2010년 34만9185건, 지난해 46만2073건으로 늘었고 올해 들어서는 10월까지 38만9064건의 상담이 접수됐다.

접수된 내용을 보면 개인정보와 관련된 상담 건수가 급증했다. 2010년에는 5만3044건에 불과했던 개인정보 관련 상담 전화는 지난해 11만9659건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올해 10월까지 걸려온 전화는 13만7588건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 숫자를 넘었다.

기자가 118센터에 방문해 직접 상담전화를 받아보니 ‘가입하지 않은 사이트에 이미 가입했다고 나오는데 어떻게 탈퇴하느냐’ ‘공인인증서 암호를 잊어버렸는데 어떻게 하면 되느냐’ ‘회사 내부망에 있는 직원 정보도 암호화 대상이냐’는 등 개인정보와 관련된 상담이 많았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