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양구군에는 금강산에서 발원한 연못 ‘두타연’과 각종 희귀 동식물이 서식하는 ‘대암산’이 있다. 수십년 동안 민간인 출입이 통제돼 원시 자연이 그대로 보존된 곳이다. 두타연은 천연기념물 열목어의 국내 최대 서식지다. 대암산에는 국내 유일의 고층습원(물이끼가 많은 초원)인 ‘용늪’이 있다. 김동진 환경부 자연정책과장은 이곳에 대해 “비무장지대(DMZ) 특유의 생태환경이 이 지역까지 연결되면서 잘 보존돼 있는 민통선 지역”이라고 말했다.

국내 자연보존 명소 5곳이 생태관광 지역으로 지정, 운영된다. 이를 위해 환경부는 양구 곡성 울진 남해 제주의 일부 지역을 ‘생태관광 지정제 시범지역’으로 선정했다고 12일 발표했다. 생태관광 지정제는 정부가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생태관광 기반 구축을 위한 재정지원을 하는 사업으로 내년부터 시범운영된다.

전남 곡성군에서는 섬진강과 보성강 유역의 ‘생태습지 나들길’이 시범지역으로 선정됐다. 큰 버드나무숲이 있어 야생동물 서식환경이 뛰어난 곳이다. 강도 개발의 손이 닿지 않아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인근 월봉 습지에서는 멸종위기종인 꼬마잠자리 등 다양한 잠자리를 볼 수 있다.

경북 울진군에서는 ‘왕피천 계곡’이 선정됐다. 산양 수달 큰고니 휜꼬리수리 등의 서식지다. 자연생태 우수마을로 지정된 한농마을이 있어 유기농 웰빙 요리교실 등 체험 프로그램도 이용할 수 있다.

제주에서는 ‘동백동산 습지’가 생태관광 지역으로 시범운영된다. ‘제주의 아마존’이라고 불리는 곶자왈(제주의 독특한 화산지형) 지대다. 습지의 수면 위로 숲이 비쳐보이고 검은댕기해오라기, 중대백로 등 산새소리가 울려 분위기가 이색적인 곳이다.

남해에서는 동대만과 바래길 등이 있는 ‘남해안 생태관광존’이 선정됐다. 선정 지역 가운데 유일한 해안형 생태 관광지다. 도요물떼새 오리기러기 등 다양한 철새가 매년 찾아오는 곳으로 갯벌에서 해산물을 캘 수도 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