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애널리스트들은 내년 실적 부진과 재무구조 악화를 이기지 못한 기업의 부도가 늘어나면서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 금리가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한국경제신문이 15개 증권사의 채권담당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3년 채권 시장 전망’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중 67%인 10명이 내년 회사채 금리에 변화를 가져올 요인으로 ‘한계기업의 부도’를 꼽았다.

만기가 도래한 회사채 원금을 갚기 위한 차환 발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을 지적한 애널리스트는 3명(20%)이었다. 지난달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웅진홀딩스처럼 기업집단이 부도를 낼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13명(87%)이 ‘다소 존재한다’고 답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내년 회사채 시장이 우량 기업과 비우량 기업으로 양극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신용등급 간 금리 격차(신용스프레드) 전망에 대해 묻는 질문에 거의 모든 애널리스트가 ‘AA’ 등급 이상 회사채는 신용스프레드가 소폭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A’등급 이하 회사채에 대해서는 기업에 따라 신용스프레드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봤다.

신동준 동부증권 투자전략본부장은 “우량 회사채는 은행 보험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의 수요가 늘면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A등급 이하 회사채는 종목별·기업별로 금리가 상승하고 발행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도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건설 해운 철강 등 업황 부진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전망에 대해서는 비관적인 의견이 많았다. 건설 업종의 경우 일부 초우량 기업만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해운업종에 대해선 애널리스트 8명(53%)이 차환 발행도 힘들 정도로 고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5명(33%)은 올해 수준으로 발행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철강업종에 대해서도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했다. 6명(40%)은 발행이 위축될 것으로 봤고 4명(27%)은 우량기업 위주로 발행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어음(CP) 시장의 경우 위축될 것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