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샛 덕분에 명문대 갔어요.”

중국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의 한국국제학교에 다니는 이준석 김민규 신유미 학생은 이번 대학 입시에서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국내 명문대에 합격했다. 이들은 지난해와 올해 학교에 마련된 특별고사장에서 치른 테샛 시험을 통해 경제 실력을 쌓은 것이 대학 진학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다롄 한국국제학교는 지난해 5월 이후 정기적으로 한국경제신문사가 시행하는 국가공인 1호 경제이해력검증시험인 테샛에 참여하고 있다.

이군은 이번 입시에서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3개 대학에 모두 합격했는데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에 진학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그는 지난해 5월 처음으로 테샛에 응시해 4급을 받았다. 이군은 “12학년(고3)에 올라와 경제 수업을 받으면서 경제에 관심이 생겼다”며 “신문 사설과 칼럼을 읽고 토론하는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실력을 알고 싶어 테샛에 응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연세대 면접을 볼 때 면접관이 생활기록부를 보고 테샛에 응시한 이유를 물었다”며 “테샛 성적은 다소 낮지만 경제동아리 활동과 수업 시간에 배웠던 걸 검증해보기 위해 테샛에 참가한 데 대해 ‘열정이 있다’고 평가해준 것 같다”고 말했다.

연세대 심리학과와 고려대 인문계열에 복수 합격한 김군은 테샛이 대학 면접을 준비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그는 “학교에서도 별도로 면접 준비를 한다”면서 “면접 때 주로 물어보는 시사상식 문제가 대부분 테샛을 공부하며 배웠던 문제여서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군은 두 대학 모두 우선선발에 합격했다.

김군은 “심리학을 전공해 영화감독이 되는 게 꿈”이라며 “대학에서 다양한 문화적 체험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신양은 연세대 심리학과에 진학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신양은 올초 테샛에 응시해 3급을 받았다. 그는 “경제에 관심이 많아 ‘맨큐의 경제학’을 보면서 경제를 공부했다”며 “사람의 심리도 경제와 연관이 있기 때문에 테샛을 공부한 게 심리학을 전공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다롄국제학교는 지난해 5월 한경과 제휴를 맺고 매년 두 차례씩 학생들을 대상으로 테샛을 치르고 있다. 학생을 지도한 장희식 교사는 “학생들이 해외에 오래 거주한 데다 고등학교 3학년이 돼야 별도로 경제 과목을 배우기 시작하는 까닭에 경제를 어려워한다”며 “하지만 테샛을 준비하면서 경제 지식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흥미를 갖게 된 학생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테샛을 준비하기 위해 신문을 꾸준히 보는 것도 경제와 사회의 흐름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테샛 성적을 학생 생활기록부에도 기재해 활용할 수 있어 더욱 유용하다”고 덧붙였다.

테샛은 국가공인 시험으로 고교 생활기록부에 공식 기재해 대입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특히 상경계 대학에 진학하려는 고교생 가운데 테샛에 도전하는 학생들이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지난 11월 치러진 17회 테샛에는 1000여명의 고교생들이 응시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