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와 JP모건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도 영국에서 세금 납부를 회피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의 세금 회피를 눈감아주던 영국 정부가 최근 관련법을 개정, 본격적으로 세금을 징수하는 등 글로벌 기업과 ‘세금전쟁’에 나서고 있다.

9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MS가 세율이 낮은 아일랜드 등으로 이익을 이전하는 방식으로 영국에서 17억파운드(약 2조9400억원)의 법인세를 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텔레그래프는 “영국에서 14년간 300억파운드의 매출을 올리고도 세금은 850만파운드만 낸 스타벅스와 비슷한 수법을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MS는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MS 유럽본부가 아일랜드에 있기 때문에 아일랜드의 법인세율을 적용받았다는 것이다. 영국의 법인세율은 24%로 아일랜드(12.5%)의 약 2배다. MS 측은 “우리는 내야 할 모든 세금을 냈다”고 주장했다. 반면 영국 조세당국은 “세금을 회피할 방법만 찾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근 영국 당국은 글로벌 기업들의 세금 회피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경기침체로 세수가 부족한데도 글로벌 기업들은 특혜를 보고 있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영국 정부는 기업들의 사내복지용 신탁을 금지하는 법안을 도입했고 최근에는 매년 20억파운드의 세금을 더 걷기 위해 7700만파운드를 들여 세금 전문가를 대거 고용하기로 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