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오브아메리카(BoA), JP모건체이스 등 미국 월스트리트의 대형 은행들이 1조달러가 넘는 규모의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관련 소송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소송비용과 패소에 따른 배상금 등을 내게 될 경우 미국 경제 회복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BoA, JP모건체이스, 웰스파고, 씨티그룹 등이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부실 모기지 상품을 부당하게 판매한 혐의로 총 1조달러(약 1079조원) 규모 소송에 휘말리면서 배상금이나 소송비용으로 지급해야 할 비용이 최대 3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9일 보도했다.

미국 규제당국, 검찰, 투자자, 보험사들은 대형 은행들이 부실 모기지 증권을 팔았다며 올해 잇따라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올 2월 BoA는 패소해 투자자들에게 10억달러를 배상했고 BoA 외 3개 은행은 총 4억9000만달러를 배상했다. 소송은 최근에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정부는 10월 BoA와 웰스파고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악성 모기지 채권을 국책 모기지 기관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에 팔아 수십억달러의 손실을 입힌 혐의다.

은행들은 패소할 경우 예상되는 엄청난 비용을 우려하고 있다. BoA는 소송비용 등으로 올 3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5%나 급감했다.

재무컨설팅업체 탄젠트캐피털파트너스의 크리스토퍼 월런 전무는 “패소를 두려워하는 월가 은행들이 비용 추산을 꺼리고 있다”고 전했다.

은행권의 부담이 늘수록 미국 경제 회복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NYT는 “대규모 배상금 부담으로 주요 은행들의 대출여력이 떨어질 수 있다”며 “회복세가 뚜렷한 미국 부동산 경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