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할 사람이 부족한 게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텍사스의 건설업자인 조니 예이츠는 “경기하강기에 건설 업체들이 해고한 인력들이 멕시코 등으로 빠져나간 후 돌아오지 않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부동산 버블 붕괴 전에 비하면 인력이 30%는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모처럼 경기가 회복되고 있는 미국 건설업계가 인력난이라는 새로운 복병을 만났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텍사스, 플로리다, 애리조나 등 주택 경기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지역들의 경우 웃돈을 줘도 사람을 구하지 못해 주택 건설 프로젝트가 중단되는 사태까지 생기고 있다.

예이츠는 “오스틴의 주택 건설 현장에서 목공들을 데리고 오기로 한 도급업체가 사람을 구하지 못해 결국 계약을 파기했다”며 “프로젝트를 지속하기 위해 하루종일 전화를 돌려야 했다”고 털어놨다. 로버트 덴크 미국주택건설협회 이코노미스트는 “건설경기가 좋았을 당시 미국에 건설 노동자는 340만명에 달했지만 금융위기가 터진 후 200만명으로 줄었고 지금도 같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회원사들이 지붕수리공에서 배관공까지 인력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다 보니 인건비도 높아지고 있다. 예이츠는 “경쟁사 사람들이 우리 현장에 와서 웃돈을 주고 인부들을 빼가기도 한다”며 “그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경쟁사보다 더 많은 돈을 줘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인력은 부족한데 부동산시장 회복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지난 10월 기업들이 민간 주택 프로젝트에 지출한 돈은 2942억달러로 2008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0.8% 늘어났다. 미래 경기를 진단하는 지표인 주택건설 허가 건수는 1년 전에 비해 30% 증가했다.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도급업자인 래리 크로츠는 “경기가 바닥일 때와 비교해 신규주택 판매가 겨우 20% 늘어났을 뿐”이라며 “경기가 정상 수준을 회복하면 인력난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