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가 그룹의 모태였던 교복사업을 42년 만에 접었다. 이 회사의 전신이었던 선경직물이 1970년 원단사업을 시작한 뒤 1991년 뛰어든 ‘스마트(SMART·사진)’ 교복사업을 대리점주 및 제조사들로 구성된 ‘(주)스마트F&D’에 양도하기로 한 것이다. 이는 최근 ‘대·중소기업 상생’ 차원에서 교복사업이 중소기업 적합 업종으로 선정된 데 대한 부담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SK네트웍스는 스마트 학생복 사업을 스마트F&D에 지난달 30일부로 양도했다고 7일 발표했다. 회사 관계자는 “학생복 사업이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 더 적합하다는 여론과 상생 실천을 강조하는 사회 전반의 분위기를 고려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스마트 브랜드를 인수하려는 개인 사업자가 많았지만 스마트F&D가 중소 상생의 취지와 부합하고 지난 20년간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 사업에 대한 이해도와 역량이 우수하기 때문에 사업자로 선정했다”고 덧붙였다.

스마트F&D는 올겨울 교복부터 유통을 직접 담당하게 되며, 내년 여름 교복부터는 생산과 판매도 전담한다. 그동안 스마트 교복의 제조는 스마트 사업부에 소속된 협력업체가 맡았고, 유통은 지역별 총판 산하 대리점들이 해왔다. 이번 사업 양수도를 위해 총판 및 대리점 160곳의 점주들과 원단 및 부자재 구매·생산 등을 맡은 200여개 협력사가 한데 뭉쳐 지난 10월 말 스마트F&D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SK네트웍스는 그동안 그룹의 모태 사업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수익성이 낮은 데도 불구하고 교복사업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정부의 동반성장에 대한 의지와 경제민주화 이슈 등이 맞물려 이번에 이 사업에서 철수한 것이다.

‘유일하게 교복사업을 벌이는 대기업’이란 타이틀도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제일모직은 중소 교복업체를 육성한다는 취지로 15년 전 학생복 브랜드 ‘아이비클럽’을 대원에 매각했으며, 새한의 ‘엘리트’도 2002년 에리트베이직으로 넘어갔다.

SK네트웍스는 또 국내에 와인을 유통하는 자회사 WS통상을 ‘중소기업과의 상생’ 차원에서 제3자에 지난 4일 매각했다고 이날 밝혔다. 대신 중국 등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글로벌 와인 유통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WS통상은 2006년 설립된 외국산 주류 수입·판매업체로, 2008년 9월 SK네트웍스에 인수됐다.

SK네트웍스는 이번 기회에 학생복과 국내 와인유통 사업에서 손을 떼고 여성복 브랜드인 ‘오즈세컨’을 포함한 자체 패션 브랜드를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 회사의 패션사업과 와인, 부동산 등을 합친 PM컴퍼니 부문의 지난해 매출은 6874억원으로, 전체(27조5355억원)의 2.5% 수준이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