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유력 일간지 르 몽드는 6일 한국 대선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당선이 유력시되고 있지만 박 후보는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이라는 무거운 유산을 극복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고 보도했다.

르 몽드는 이날 '한국 대선, 박근혜 후보의 무거운 유산'이라는 제목의 서울발 기사에서 박 후보의 아버지인 박정희 장군은 1961년 쿠데타로 정권을 잡고 1979년 암살당할 때까지 전쟁으로 폐허가 된 한국을 발전시키면서 철권통치한 인물이라며 이렇게 전했다.

신문은 한국이 이후 불과 한 세대 만에 경제부흥을 이뤄 세계 13대 경제강국으로 변모했다고 말했다.

르 몽드는 박 후보가 지난 8월 말 전태일재단을 방문하려다 거부당한 내용을 상세히 전하면서 박 전 대통령의 딸이 대선에 출마함으로써 한국인들은 경제발전의 뒤에서 치렀던 대가를 다시 떠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외국인들의 눈에는 민주주의가 정착된 신흥 민주주의 국가에서 독재자의 딸이 대선 후보로 출마하는 것이 놀라게 보일지도 모르지만 박 전 대통령이 남긴 유산의 양면적인 성격 때문에 한국에서는 꼭 그렇지는 않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일제 식민시대의 치욕을 겪고 강대국들에 의해 분단된 후 동족상잔의 비극을 경험한 한국의 경제성장을 이끌어냄으로써 한국인들이 자신감을 되찾게 했지만 동시에 야만적인 탄압도 불사했다고 르 몽드는 설명했다.

신문은 이런 과거사 때문에 한국은 여론도 둘로 나뉘어 지도자들 가운데 박 전 대통령만큼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인물은 없다면서 한국의 발전에 가장 기여한 지도자로 53.4%가 박 전 대통령을 꼽고 65%가 '박정희 시대'에 대한 향수를 느낀다는 2009년 8월 여론조사 결과를 전했다.

르 몽드는 아버지 박 전 대통령의 이러한 이중적 유산이 박 후보를 괴롭히고 있지만 사실 박 후보도 이 시대의 희생자였다고 전하면서 어머니 육영수 여사의 암살과 이후 영부인 역할 수행 등을 소개했다.

신문은 대선 후보인 박 후보가 일부 여론의 비난을 받고 있는 과거와 거리를 둬야 하지만 효를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여기는 유교적 사회에서 아버지를 부정할 수는 없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파리연합뉴스) 김홍태 특파원 hongt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