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공산당 총서기, 외국인 전문가와의 첫 좌담회 참석은 오래전부터 섭외를 받았습니다. 날짜를 통보받은 것은 하루 전이었죠. 행사 당일에 모처에서 모여 질문 등에 대비한 리허설도 했습니다.”

지난 5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시 총서기와 외국인 전문가의 첫 좌담회에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참석한 곽진호 베이징교통대 교수(63·사진)는 6일 기자에게 이같이 말했다. 곽 교수는 2010년 중국 정부의 해외 우수인재 유치 프로그램인 ‘천인계획’에 따라 영입된 한국인 1호다.

곽 교수는 “당시 회의에 참석한 21명의 외국인 전문가는 모두 천인계획에 따라 선발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곽 교수는 2년 전 포스텍 수학과 교수직을 퇴직하고 베이징으로 가 교통대에서 수학 강의를 하고 있다. 그는 베이징에서 한국대사관조차 그의 존재를 모를 정도로 한인사회와 교류가 없었다. 그래서 그가 한국을 대표하는 외국인 전문가로 선발돼 시 총서기와의 좌담회에 참석한 것에 대해 베이징 한인사회에서는 의외라는 반응이었다.

천인계획은 중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해외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2008년부터 시작한 인재영입 프로젝트다. 5~10년 내에 국가급 인재 1000~2000명을 유치하는 게 목표다. 선발자에게는 거액의 격려금과 안정된 직장을 제공해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당초 해외에서 활동하는 저명한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시작을 했지만 2년 전부터 그 대상을 외국인으로 확대했다.

곽 교수는 “지금까지 천인계획에 따라 영입된 외국인은 46명 정도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좌담회에선 페드로 누에노 상하이 중유럽국제비즈니스스쿨 학장 등 4명만이 중국과 외국 간 교류 확대 등에 대해 건의했다.

1970년 경북대 수학과를 나와 미 인디애나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1986년부터 포스텍 수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전산수학연구센터 센터장을 지냈다. 한국 수학계의 업적을 인정받아 2001년 대한수학회 학술상을 수상했다. 2010년 퇴임한 뒤 포스텍 명예교수로 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