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지구촌 상생 시금석 '녹색기후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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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도국 돕기 위한 국제금융기구
선진국 폐기물로 지구환경 악화
생태계 보존에 한국 앞장설 때"
박석순 < 국립환경과학원장 ssp@ewha.ac.kr >
선진국 폐기물로 지구환경 악화
생태계 보존에 한국 앞장설 때"
박석순 < 국립환경과학원장 ssp@ewha.ac.kr >
지난달 26일부터 중동 카타르 도하에서 제18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가 열리고 있다. 4~7일에는 고위급 회의가 열린다. 이번 총회에 참가한 100여개 국가 중 한국이 가장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 정부가 지난 10월 말 UNFCCC 당사국 총회가 제정한 녹색기후기금(GCF)을 총괄하는 사무국을 인천 송도에 유치했기 때문이다. 모든 참가국들이 축하와 함께 앞으로 한국의 역할에 큰 기대를 보내고 있다. 한국이 GCF의 목적과 지구환경의 현실을 바르게 이해하고 적극 대처하기 위해선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GCF는 선진국이 개도국의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을 지원하기 위한 국제금융기구다. 2020년까지 연간 1000억달러, 총 8000억달러(약 900조원)의 자본금을 조성하는 것으로 규모면에서는 8450억달러의 국제통화기금(IMF)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선진국이 단 8년 만에 이 엄청난 재원을 모아 개도국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선진국이 이처럼 대규모로 개도국을 지원하는 사례는 지금까지 없었다. 지원 목적 또한 과거와는 사뭇 다르다. 과거 선진국이 개도국에 지원한 것은 대부분 인류애를 바탕으로 한 원조였다. 하지만 GCF는 절박한 지구환경문제를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인류의 미래를 열어가기 위한 생존전략이다.
지구가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은 산업문명으로 시작된 급격한 환경변화 때문이다. 20세기에 세계 인구 4배, 산업 생산량 40배, 에너지 사용량 16배,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3배가 증가하는 등 지구에는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 지탱할 수 있는 환경용량을 초과하는 수준에 이르게 됐다. 그 결과 지금 지구는 기후변화, 에너지·자원 고갈, 물 부족, 사막화, 생물다양성 감소 등으로 고통받고 있다.
이것은 우선 선진국의 책임이 크다. 현재 선진국에 살아가는 인구는 20%(약 12억5000만명)에 불과하지만 지구자원의 86%를 소모하고 있다. 여기서 배출되는 엄청난 폐기물과 폐가스가 지구환경을 병들게 했다. 특히 산업혁명 이후 지금까지 대기에 축적된 이산화탄소 76%가 선진국에서 배출됐고, 이것이 기후변화의 주요인이 되고 있다.
반면에 개도국에서 살아가는 80%(약 57억5000만명)는 지구자원 14%만으로 궁핍한 생활을 하고 있다. 특히 세계 인구의 6분의 1은 지독한 가난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11억명이 깨끗한 물을 마시지 못하고, 16억명이 전기를 사용하지 못하며, 13억명이 하루에 1달러가 안 되는 돈으로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는 이들에게 집중되고 있다. 기후에 민감한 농업 비중이 높고 재해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개도국 또한 지구환경문제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생존을 위한 심각한 지구 생태계 파괴가 이곳에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현재 대규모 산림파괴, 사막화, 생물멸종 등이 대부분 개도국에서 일어나고 있다. 매년 파괴되는 산림면적이 1370만㏊나 되며, 자연재생과 인공식재를 고려해도 우리나라 전체 산림면적(641만㏊)보다 넓은 730만㏊가 완전히 사라지고 있다. 산림파괴로 줄어드는 이산화탄소 흡수량은 전 세계 배출량의 20~23%를 차지하며, 이는 전 세계 자동차 배출량보다 많다.
더욱 심각한 것은 개도국을 중심으로 인구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재 개도국에는 지구 신생아 100명 중 97명이 태어나고, 20억명이 넘는 18세 이전의 지구 청소년들 중 90% 이상이 살고 있다. 이들이 자라면서 선진국 생활방식을 따라가고 지구 생태계에 더 심한 훼손을 야기하고 있다.
지구환경문제는 이처럼 선진국과 개도국의 복잡한 상황으로 얽혀 있다. 더구나 개도국의 열악한 생활환경, 빈곤으로 인한 생태계 파괴, 기후재난 취약성 등은 GCF로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요구된다. 이제 GCF 사무국을 유치한 한국이 앞장서서 지구의 환경 현실을 바르게 진단하고 해법을 찾아야 한다.
박석순 < 국립환경과학원장 ssp@ewha.ac.kr >
GCF는 선진국이 개도국의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을 지원하기 위한 국제금융기구다. 2020년까지 연간 1000억달러, 총 8000억달러(약 900조원)의 자본금을 조성하는 것으로 규모면에서는 8450억달러의 국제통화기금(IMF)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선진국이 단 8년 만에 이 엄청난 재원을 모아 개도국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선진국이 이처럼 대규모로 개도국을 지원하는 사례는 지금까지 없었다. 지원 목적 또한 과거와는 사뭇 다르다. 과거 선진국이 개도국에 지원한 것은 대부분 인류애를 바탕으로 한 원조였다. 하지만 GCF는 절박한 지구환경문제를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인류의 미래를 열어가기 위한 생존전략이다.
지구가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은 산업문명으로 시작된 급격한 환경변화 때문이다. 20세기에 세계 인구 4배, 산업 생산량 40배, 에너지 사용량 16배,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3배가 증가하는 등 지구에는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 지탱할 수 있는 환경용량을 초과하는 수준에 이르게 됐다. 그 결과 지금 지구는 기후변화, 에너지·자원 고갈, 물 부족, 사막화, 생물다양성 감소 등으로 고통받고 있다.
이것은 우선 선진국의 책임이 크다. 현재 선진국에 살아가는 인구는 20%(약 12억5000만명)에 불과하지만 지구자원의 86%를 소모하고 있다. 여기서 배출되는 엄청난 폐기물과 폐가스가 지구환경을 병들게 했다. 특히 산업혁명 이후 지금까지 대기에 축적된 이산화탄소 76%가 선진국에서 배출됐고, 이것이 기후변화의 주요인이 되고 있다.
반면에 개도국에서 살아가는 80%(약 57억5000만명)는 지구자원 14%만으로 궁핍한 생활을 하고 있다. 특히 세계 인구의 6분의 1은 지독한 가난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11억명이 깨끗한 물을 마시지 못하고, 16억명이 전기를 사용하지 못하며, 13억명이 하루에 1달러가 안 되는 돈으로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는 이들에게 집중되고 있다. 기후에 민감한 농업 비중이 높고 재해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개도국 또한 지구환경문제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생존을 위한 심각한 지구 생태계 파괴가 이곳에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현재 대규모 산림파괴, 사막화, 생물멸종 등이 대부분 개도국에서 일어나고 있다. 매년 파괴되는 산림면적이 1370만㏊나 되며, 자연재생과 인공식재를 고려해도 우리나라 전체 산림면적(641만㏊)보다 넓은 730만㏊가 완전히 사라지고 있다. 산림파괴로 줄어드는 이산화탄소 흡수량은 전 세계 배출량의 20~23%를 차지하며, 이는 전 세계 자동차 배출량보다 많다.
더욱 심각한 것은 개도국을 중심으로 인구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재 개도국에는 지구 신생아 100명 중 97명이 태어나고, 20억명이 넘는 18세 이전의 지구 청소년들 중 90% 이상이 살고 있다. 이들이 자라면서 선진국 생활방식을 따라가고 지구 생태계에 더 심한 훼손을 야기하고 있다.
지구환경문제는 이처럼 선진국과 개도국의 복잡한 상황으로 얽혀 있다. 더구나 개도국의 열악한 생활환경, 빈곤으로 인한 생태계 파괴, 기후재난 취약성 등은 GCF로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요구된다. 이제 GCF 사무국을 유치한 한국이 앞장서서 지구의 환경 현실을 바르게 진단하고 해법을 찾아야 한다.
박석순 < 국립환경과학원장 ssp@ewha.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