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어렵게 대한민국 국민이 됐는데, 바라던 일까지 하게 돼서 너무 기쁩니다.”]

경기도는 6일 북한이탈주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일반직 공무원 채용시험결과를 발표하고 함경남도 단천 출신의 이수혁(33세. 남)씨가 최종 선발됐다고 밝혔다.

북한이탈주민이 일반 행정직 공무원으로 선발된 것은 국내 최초로 이 씨는 47명의 경쟁자를 물리치고 국내 첫 북한이탈주민 출신 정규직 공무원에 임용됐다. 경기도는 이수혁씨가 행정 8급으로 12월 중 경기도 북부청사 남북교류협력과에서 통일교육 관련 업무를 맡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씨는 북한에서 고등학교 과정까지 마치고 지난 1998년 형과 함께 탈북, 중국으로 건너갔다. 주로 농사를 지으며 채석장과 벌목 일을 하던 이 씨는 2002년 주중 알바니아 대사관을 통해 꿈에도 그리던 한국 땅을 밟았다.

이 씨는 “고등학교 교사이셨던 어머니가 중국에 여러 차례 다녀오시면서 한국에 대한 소식을 많이 전해 주셨다”라며 “북한체제에 대한 의문과 새로운 세상에 대한 동경으로 탈북을 결심하게 됐다”라고 탈북 동기를 설명했다.

북한에서 학생회장격인 소년단위원장과 청년동맹비서로 활동하며 우수한 성적으로 고등학교 마친 이 씨는 한국에 정착 후 전남대학교 중어중문학과 입학해 학업을 이어갔으며 행정학을 복수 전공했다.

공무원 지원동기에 대해 이 씨는 “국민에 대한 봉사자로 높은 도덕성과 공직윤리가 요구되는 공무원은 대학시절부터 꿈꿔왔던 직업”이라며 “남북관계 개선과 북한의 변화를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라고 말했다.

마부위침(磨斧爲針: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이 좌우명이라는 이 씨는 숱한 어려운 과정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오늘에 이른 만큼 통일교육을 위해서도 열과 성을 다할 것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이 씨는 “아버지는 중학교 때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현재 정치범수용소에 계시다고 들었다”라며 “통일은 내 문제이기도 하고, 남북관계 개선은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로 경기도 대북정책 발전에도 도움이 됐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는 지난 2008년 전국 자치단체 중 최초로 북한이탈주민을 계약직공무원으로 채용하며 북한이탈주민들의 남한 정착을 돕고 있다. 현재 도에는 전국 자치단체 중 최대인원인 30명(도 6, 시·군24)의 공무원이 근무 중에 있다. 이는 전국 자치단체에서 근무하고 있는 전체 북한이탈주민 공무원 65명 중 절반에 가까운 46%에 해당한다.

경기도는 북한이탈주민의 일반직 공무원 채용외에도 도 소속 공공기관의 북한이탈주민 채용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