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회장 "두산의 모험, 내년엔 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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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투데이 박용만 두산 회장
직원 90%가 10년차 이하…내년 똘똘 뭉쳐 내실 다지기…두산 색깔 확실히 굳히는 해
미얀마 성장성 무궁무진…전력 달려 원전은 무리지만 화력발전소 사업 진출 욕심
직원 90%가 10년차 이하…내년 똘똘 뭉쳐 내실 다지기…두산 색깔 확실히 굳히는 해
미얀마 성장성 무궁무진…전력 달려 원전은 무리지만 화력발전소 사업 진출 욕심
“내년 경영 기조는 올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큰 변화나 모험을 시도하기보다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할 때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사진)은 6일 기자와 만나 “인수·합병(M&A)으로 그룹을 키웠다면 이제는 안정적인 정착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두산그룹이 소비재에서 중공업 중심으로 변하는 과정에서 직원의 90% 이상이 입사 10년 미만으로 채워진 만큼 기업문화가 올바로 세워지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박 회장은 올해 경영 실적에 대해 “어려웠던 대내외 여건을 감안하면 그래도 선방한 것”이라고 자평했다. 그는 “소형 건설장비가 주력인 미국 밥캣의 개선된 실적이 중국의 경기 침체로 대형 건설장비 판매에 어려움을 겪은 두산인프라코어의 부진을 상쇄했다”며 “글로벌화된 두산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진가를 보인 한 해”라고 강조했다.
연말 재계 인사에서 두드러지고 있는 여성 약진과 학력 파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여성 임원 중용은 두산이 일찌감치 해오던 것인데 이제서야 재계 트렌드가 된 것”이라며 “두산에는 현재 여성 임원이 10여명이나 된다”고 설명했다. 또 “전체 직원의 절반이 외국인인 두산에서 학력 파괴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새로운 해외 진출지를 직접 물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1년에 30~40회 해외 출장을 갈 정도로 직접 발품을 팔고 있다고 했다. “워낙 출장이 잦다보니 일부러 시차에 적응하지 않고 있다. 바쁜 일정 속에 조각잠을 자면서 한국 시간에 맞춘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최근 방문한 곳 중에서 미얀마가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소개했다. 미얀마는 풍부한 자원과 영어에 능통한 우수 인력, 싼 인건비 등 세 가지 장점이 있어 인프라만 갖춰지면 빠른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 회장은 “전기가 잘 안 들어오는 게 가장 아쉬웠다”며 “원전은 아직 받아들일 여건이 안되는 것 같고 화력발전 사업 등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 정치 등의 안정이 더 필요해 2015년 정도는 돼야 진출 분위기가 무르익을 것으로 전망했다.
인재관도 들려줬다. 두산그룹은 최고경영자(CEO)들이 직접 대학을 돌며 취업설명회를 갖는 것으로 유명하다. 신입사원 환영식에는 모든 경영진이 참석할 정도로 인재 확보에 공을 들인다. 박 회장은 “직원들도 자식이나 마찬가지여서 애정을 쏟은 만큼 성장한다”며 “두산처럼 회장이 직접 신입사원 면접을 보는 곳도 찾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면접 과정의 에피소드도 소개했다. 한 취업희망자가 대학 시절에 여러 동아리의 회장을 했길래 박 회장이 “리더 역할을 많이 했는데 인간 관계에서 어떤 걸 배웠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그 지원자는 “저는 인간 관계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요”라며 퉁명스럽게 답했다. 박 회장은 “좋은 의미의 질문을 ‘공격’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두산의 인재상과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최종 면접에 오기 전 오랜 시간 심층 면접을 받게 한다”며 “회사의 성장은 모두 직원들 손에 달려 있다는 믿음 때문”이라고 했다. 박 회장에게 한국광고PR실학회의 ‘올해의 광고 카피라이터상’을 안겨준 ‘사람이 미래다’라는 광고 문구는 그의 평소 지론이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사진)은 6일 기자와 만나 “인수·합병(M&A)으로 그룹을 키웠다면 이제는 안정적인 정착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두산그룹이 소비재에서 중공업 중심으로 변하는 과정에서 직원의 90% 이상이 입사 10년 미만으로 채워진 만큼 기업문화가 올바로 세워지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박 회장은 올해 경영 실적에 대해 “어려웠던 대내외 여건을 감안하면 그래도 선방한 것”이라고 자평했다. 그는 “소형 건설장비가 주력인 미국 밥캣의 개선된 실적이 중국의 경기 침체로 대형 건설장비 판매에 어려움을 겪은 두산인프라코어의 부진을 상쇄했다”며 “글로벌화된 두산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진가를 보인 한 해”라고 강조했다.
연말 재계 인사에서 두드러지고 있는 여성 약진과 학력 파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여성 임원 중용은 두산이 일찌감치 해오던 것인데 이제서야 재계 트렌드가 된 것”이라며 “두산에는 현재 여성 임원이 10여명이나 된다”고 설명했다. 또 “전체 직원의 절반이 외국인인 두산에서 학력 파괴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새로운 해외 진출지를 직접 물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1년에 30~40회 해외 출장을 갈 정도로 직접 발품을 팔고 있다고 했다. “워낙 출장이 잦다보니 일부러 시차에 적응하지 않고 있다. 바쁜 일정 속에 조각잠을 자면서 한국 시간에 맞춘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최근 방문한 곳 중에서 미얀마가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소개했다. 미얀마는 풍부한 자원과 영어에 능통한 우수 인력, 싼 인건비 등 세 가지 장점이 있어 인프라만 갖춰지면 빠른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 회장은 “전기가 잘 안 들어오는 게 가장 아쉬웠다”며 “원전은 아직 받아들일 여건이 안되는 것 같고 화력발전 사업 등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 정치 등의 안정이 더 필요해 2015년 정도는 돼야 진출 분위기가 무르익을 것으로 전망했다.
인재관도 들려줬다. 두산그룹은 최고경영자(CEO)들이 직접 대학을 돌며 취업설명회를 갖는 것으로 유명하다. 신입사원 환영식에는 모든 경영진이 참석할 정도로 인재 확보에 공을 들인다. 박 회장은 “직원들도 자식이나 마찬가지여서 애정을 쏟은 만큼 성장한다”며 “두산처럼 회장이 직접 신입사원 면접을 보는 곳도 찾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면접 과정의 에피소드도 소개했다. 한 취업희망자가 대학 시절에 여러 동아리의 회장을 했길래 박 회장이 “리더 역할을 많이 했는데 인간 관계에서 어떤 걸 배웠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그 지원자는 “저는 인간 관계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요”라며 퉁명스럽게 답했다. 박 회장은 “좋은 의미의 질문을 ‘공격’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두산의 인재상과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최종 면접에 오기 전 오랜 시간 심층 면접을 받게 한다”며 “회사의 성장은 모두 직원들 손에 달려 있다는 믿음 때문”이라고 했다. 박 회장에게 한국광고PR실학회의 ‘올해의 광고 카피라이터상’을 안겨준 ‘사람이 미래다’라는 광고 문구는 그의 평소 지론이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