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은교》 《해를 품은 달》 등 영화나 TV드라마로 만들어진 원작 소설들이 인기를 끌었다. 영상 시대에 맞는 스토리가 독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한국경제신문이 ‘청년 신춘문예’를 신설하면서 ‘스토리’를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영상시대 독자들의 눈길을 끌 수 있는 ‘젊은 문학’의 필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오는 12일 마감하는 한경 청년 신춘문예 장편소설 부문 응모자를 위한 조언을 선배 소설가들에게 들어봤다.

대학 문예창작과와 사설 창작교실 등에서 소설 창작을 지도하고 있는 소설가 해이수 씨는 “소설은 혼자 쓰고 혼자 읽는 게 아니기에 독자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흰색 티셔츠 하나를 만들 때도 주 고객이 20대 여성인지, 중ㆍ장년층 남성인지에 따라 제품이 바뀌듯 작품도 어떤 독자한테 다가갈지를 생각하고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는 얘기다.

“개인의 이야기에 함몰되거나 ‘한풀이’로 빠지면 안 됩니다. 하나의 문화콘텐츠 상품으로서 생명력을 가질 수 있도록 독자를 생각해야 해요. 더 나아가서는 시간을 견디고 국경을 넘어갈 수 있는 작품을 써야 합니다.”

그는 장편소설은 우리 삶과 타인에 대한 깊은 관심에서 나온다고 했다. 문장과 설정이 모두 괜찮아도 공감을 얻을 수 없는 작품이라면 바로 이 부분이 결여된 경우라는 의미다. “가창력을 갖추고 있지만 감동이 없는 가수의 노래, 모두 맞는 말이지만 흘려듣게 되는 정치인의 말과 같은 맥락이죠.”

발표하는 소설마다 영화화 제의를 받는 소설가 정이현 씨는 “시나리오도 많은데 굳이 소설을 영화로 만드는 것은 소설만이 갖고 있는 굵직한 정통 서사 방식과 플롯의 힘 때문”이라고 말했다. “인물도 훨씬 다면적이고 깊이 있죠. 자신이 쓰고 있는 게 소설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그 바탕 위에서 새로움을 추구한다면 재미있는 작품이 나올 겁니다.”

한경 청년신춘문예 마감은 12일이다. 응모 부문과 고료는 △시=5편 이상·당선작 고료 500만원 △장편소설=200자 원고지 1000장 안팎(줄거리 10장 별도)·2000만원 △시나리오=200장 안팎(시놉시스 10장 별도)·500만원 △게임스토리=200장 안팎(시놉시스 10장 별도)·500만원. 만 34세 이하 남녀는 누구나 응모할 수 있다. 서울 중구 중림동 441 한국경제신문 편집국 문화부 청년신춘문예 담당자 앞(우편번호 100-791)으로 보내면 된다.

원고는 A4 용지에 출력해서 보내고, 응모작은 과거에 발표하지 않은 순수 창작물이어야 한다. 동일한 원고를 다른 기관의 신춘문예에 중복 투고하거나 표절 사실이 밝혀지면 당선을 취소한다. 봉투에 붉은 글씨로 신춘문예 응모작품이라고 적고 작품 첫장과 맨 뒷장에 응모 부문, 이름(필명이면 본명 병기), 주민등록번호, 주소, 전화번호, 원고량(200자 원고지 기준)을 꼭 적어야 한다.

장편소설은 본사가 선정하는 출판사에서 책으로 출간하고 소설의 2차 저작물과 시나리오, 게임스토리는 엔터테인먼트 기업과 함께 영화·방송·게임 등으로 제작할 계획이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