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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수첩] 국민 우롱한 이정희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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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호 정치부 기자 chsan@hankyung.com
    “내가 많이 배우지는 못했지만, 그 사람 못 쓰겠데. 무슨 악쓰러 나온 사람 같아.”

    5일 출근길에서 만난 택시기사는 ‘전날 TV토론을 어떻게 봤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뜸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가 노동자를 대변한다고 하는데 상대가 무슨 말을 하든, 그렇게 자기말만 하는 게 노동자한테 진짜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번 대선 들어 처음으로 실시된 지난 4일 밤의 3자 TV토론을 지켜본 많은 시청자들은 대부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방송을 보는 내내 ‘개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wag the dog)는 격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다자대결에서 박근혜 새누리당·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지지율을 합치면 90%가 넘는다. 이 후보의 지지율은 1%에도 못 미친다.

    유권자의 9할 이상이 이날 토론회에 기대했던 것도 박·문 후보 간 불꽃튀는 정책대결과 자질 검증이었다. 하지만 정작 지지율 1%도 안 되는 후보의 독무대 같은 토론회를 인내심을 갖고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생경한 토론방식탓에 버벅거리는 사회자와 거친 표현을 쏟아낸 이 후보가 주인공이었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한 50대 여성노동자는 이날 통합진보당 게시판을 찾아 “기본적인 예의조차 없는 TV토론을 본 뒤 우롱당한 느낌이다. 노동자를 앞세워 등치지 말고, 후보등록 후 나온 국고보조금 27억원이 쌍용차 근로자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하라”고 일침을 가했다.

    TV토론 직후 실시한 한국경제신문 패널들의 평가에서도 “이 후보의 원맨쇼였다” “박·문 후보를 평가하기 어려운 토론회 구성이었다”는 혹평이 이어졌다. 한 패널은 “앞으로 두 차례의 TV토론에서도 1%짜리 후보가 휘젓고 다니는 것을 계속 봐야 하느냐”고 꼬집었다. 현행 선거법상 5석 이상 의석 수를 가진 정당후보의 TV토론 참여를 배제할 방법은 없다.

    TV토론의 무대를 방송사 주최 양자토론으로 옮기는 게 그나마 대안이다. 지난달 미국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와 미트 롬니 공화당 후보가 정책을 놓고 불을 뿜었던 양자 TV토론을 우리 국민들은 부러운 시선으로 지켜봤다. 유권자에게 격있는 토론을 보장해주는 것이야말로 박 후보와 문 후보가 이번 대선전에서 실천해야 할 1호 공약이지 않을까.

    김형호 정치부 기자 chs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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