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2월2일 오후 2시31분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이 2005년 이후 7년 만에 감소했다. 코스닥시장 상장기업도 1997년 문을 연 이후 가장 많이 줄었다. 증시 침체로 신규 상장하는 기업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기업공개(IPO)를 통한 기업의 자금조달 규모도 전년에 비해 80% 이상 급감했다.

2일 상장회사협의회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1월 말 현재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은 735개로 작년 말(740개)보다 5개 감소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이 줄어든 것은 2005년(5개) 이후 7년 만이다.

코스닥시장 상장기업도 작년 말 1031개에서 지난 11월 말 1004개로 27개 줄었다. 코스닥시장 상장기업은 1997년 개장 이후 꾸준히 늘어나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9년 처음으로 10개 감소했다. 올 감소 기업 수는 개장 이후 가장 많다. 이로써 두 시장에 상장한 기업은 1739개로 작년 말(1771개)보다 32개 줄었다.

상장기업이 크게 감소한 것은 글로벌 경기 부진 여파로 국내 증시가 침체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새로 상장하려고 해도 공모가격이 낮아 상장을 철회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이달 상장 예정이던 포스코특수강과 삼보E&C가 이를 철회한 것이 대표적이다. 현대오일뱅크와 미래에셋생명, 산은금융지주 등도 상장을 철회하거나 연기했다.

이러다 보니 올해 새로 상장한 기업은 31개(유가증권 11개, 코스닥 20개)로 작년의 87개보다 56개 줄었다. 반면 증시에서 퇴출당한 기업은 63개(유가증권 16개, 코스닥 47개)로 작년(71개)보다 약간 줄어드는 데 그쳤다.

상장기업이 감소했다는 것은 기업들이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어려워졌다는 것을 뜻한다. 올 들어 지난 10월 말까지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금조달 실적은 3904억원으로 작년 동기(2조895억원)보다 81.3% 급감했다. 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주식시장이 그 기능을 잃어가고 있는 셈이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