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공무원 만나기도 힘든 방글라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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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민 방글라데시/지식사회부 기자 kkm1026@hankyung.com
“외국 기업이 방글라데시에 아무리 투자하겠다고 해도, 이곳 공무원들 만나기가 쉽지 않아요.” (국내 D기업 관계자)
방글라데시 수도인 다카에서 50㎞ 떨어진 마니칸즈에선 지난달 26일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설치한 태양광 관개 농업용수펌프시설 기자설명회 행사가 열렸다. KOICA는 마니칸즈를 비롯한 방글라데시 20개 지역에 250만달러(약 27억원)를 들여 태양광 관개펌프를 설치하고 있다. 만성적인 물 부족에 시달리는 농촌 주민들을 위한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의 일환이다.
그런데 이날 방글라데시 정부 관계자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담당인 농촌전력위원회(REB) 직원들조차도 불참했다. KOICA와 한국의 시공사 직원들밖에 없었다. REB 관계자는 30㎞ 떨어진 마니칸즈 지역 사무소까지 기자가 직접 찾아오라고 말했다.
REB 고위 관계자들과의 인터뷰는 당초 계획과 달리 취소됐다. 위원장은 바쁘다는 이유로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다. 기자는 부위원장과의 인터뷰를 시도했지만 본사 실무 직원이 막았다. 이 직원은 자신과 먼저 인터뷰하지 않으면 부위원장과 만날 수 없다고 으름장을 놨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해 방글라데시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690달러로, 전 세계 183개 국가 중 161위를 기록했다. 아시아에선 북한(720달러)보다 낮고 네팔(644달러)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다. 전력·수도·교통 등의 인프라가 극히 열악한 세계 최빈국 중 하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글라데시 정부의 외자 유치 노력은 찾아보기 어렵다. 올해 방글라데시 외국인직접투자(FDI)는 8억652만달러로, 2008년(9억6059만달러)에 비해 오히려 줄어들었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연간 10% 안팎의 FDI 증가율을 기록한 것과 비교된다.
외국 기업들이 방글라데시에서 사업하려면 투자금액의 30% 정도는 정부에 바쳐야 한다는 암묵적인 ‘30% 커미션 룰’이 존재한다는 게 KOICA 관계자의 설명이다. 1억6000만명이 넘는 방글라데시 인구 대부분이 빈곤층이지만, 정치인과 관료들의 부패는 널리 알려져 있다. 한 나라의 경제를 정치와 관료사회가 어떻게 망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강경민 방글라데시/지식사회부 기자 kkm1026@hankyung.com
방글라데시 수도인 다카에서 50㎞ 떨어진 마니칸즈에선 지난달 26일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설치한 태양광 관개 농업용수펌프시설 기자설명회 행사가 열렸다. KOICA는 마니칸즈를 비롯한 방글라데시 20개 지역에 250만달러(약 27억원)를 들여 태양광 관개펌프를 설치하고 있다. 만성적인 물 부족에 시달리는 농촌 주민들을 위한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의 일환이다.
그런데 이날 방글라데시 정부 관계자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담당인 농촌전력위원회(REB) 직원들조차도 불참했다. KOICA와 한국의 시공사 직원들밖에 없었다. REB 관계자는 30㎞ 떨어진 마니칸즈 지역 사무소까지 기자가 직접 찾아오라고 말했다.
REB 고위 관계자들과의 인터뷰는 당초 계획과 달리 취소됐다. 위원장은 바쁘다는 이유로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다. 기자는 부위원장과의 인터뷰를 시도했지만 본사 실무 직원이 막았다. 이 직원은 자신과 먼저 인터뷰하지 않으면 부위원장과 만날 수 없다고 으름장을 놨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해 방글라데시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690달러로, 전 세계 183개 국가 중 161위를 기록했다. 아시아에선 북한(720달러)보다 낮고 네팔(644달러)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다. 전력·수도·교통 등의 인프라가 극히 열악한 세계 최빈국 중 하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글라데시 정부의 외자 유치 노력은 찾아보기 어렵다. 올해 방글라데시 외국인직접투자(FDI)는 8억652만달러로, 2008년(9억6059만달러)에 비해 오히려 줄어들었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연간 10% 안팎의 FDI 증가율을 기록한 것과 비교된다.
외국 기업들이 방글라데시에서 사업하려면 투자금액의 30% 정도는 정부에 바쳐야 한다는 암묵적인 ‘30% 커미션 룰’이 존재한다는 게 KOICA 관계자의 설명이다. 1억6000만명이 넘는 방글라데시 인구 대부분이 빈곤층이지만, 정치인과 관료들의 부패는 널리 알려져 있다. 한 나라의 경제를 정치와 관료사회가 어떻게 망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강경민 방글라데시/지식사회부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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