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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대 총장 "후임자에 현안 맡긴다"…'檢亂' 봉합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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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떠나는 사람은 말이 없다"

    '조건없는 사퇴' 압박받아…개혁안 발표 못해
    파국 면했지만 성추문 사건 등 '숙제' 많아

    ‘검란(檢亂)’으로까지 치닫던 검찰 내분이 30일 한상대 검찰총장의 사퇴로 일단은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전날 ‘신임을 묻기 위해’라는 단서를 달며 사의를 표명해 마지막 순간까지 여지를 남겼던 한 총장도 이날은 “후임자에게 모든 현안을 맡긴다”고 한발 물러섰다.

    사퇴 발표에는 1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정권 말기에 새 총장을 뽑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총장 공백 등 여진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한 총장, 29년 검사생활 마침표

    한 총장은 애초 이날 오후 2시 검찰 개혁안과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할 계획이었다. 대검 중앙수사부 폐지 등 본인의 개혁 방안을 마지막까지 관철시키겠다는 집착을 보였다. 하지만 이 역시 강한 반발에 부딪쳤다.

    검찰 내부에서는 “떠나는 총장에게 개혁안은 어불성설”이라는 반대 여론이 빗발쳤고, 서울서부지검 평검사 28명이 전날 저녁 “검찰 개혁안을 신임과 결부시키는 것은 그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다”는 회의 결과로 ‘조건 없는 사퇴’를 압박했다. 결국 그는 “떠나는 사람은 말이 없다”는 짧은 사퇴의 변을 뒤로 하고 총수직에서 물러났다. 역대 11번째로 임기 중 중도 낙마한 검찰총장이 됐다. 지난해 8월12일 취임한 지 477일 만이다.

    지난해 취임 일성으로 ‘부정부패, 종북좌익세력, 검찰 내부의 적’ 등 3대 요소 척결을 내세운 한 총장은 공안 수사에서 나름의 성과를 냈다. 계장 대신 검사들이 직접 피의자 신문조서를 작성토록 하고, 피고소·고발인에게 먼저 진술조서를 받은 후 피의자 신문조서를 작성하게 하는 등 수사 관행도 일부 개선했다. 하지만 일련의 검사 비리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중수부 폐지라는 ‘뜨거운 감자’를 만지는 바람에 역풍을 맞아 결국 29년간의 검사 생활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총장 공백 길어질 수도

    한 총장이 사퇴하면서 검찰은 후임 총장이 임명될 때까지 채동욱 대검 차장(53·사법연수원 14기) 직무대행체제로 운영된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명박 대통령이 후임 총장을 임명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총장 직무대행체제는 새 정부가 후임 총장을 임명할 때까지 최소 4개월간 이어질 전망이다.

    한 총장이 용퇴 요구를 받아들이면서 파국으로 치닫던 사태는 겨우 진정됐으나 한숨 돌리기에는 아직 이르다. 우선 수사 무마 등 대가로 9억원대를 받아 챙겨 구속된 김광준 서울고검 검사(51), 영장 발부가 또다시 법원에서 기각된 성추문 전모 검사(30) 등 이번 사태 불씨를 제공한 수사를 잡음 없이 마무리해야 한다. 눈앞에 다가온 대선 관리도 큰 현안이다.

    ‘고난의 바통’을 이어받아 조직을 제대로 수습할 차기 총장 적임자를 찾는 것도 쉽지 않은 작업이다. 차기 총장 후보군으로 한 총장의 사법연수원 한 기수 후배인 14기가 물망에 오르고 있다. 채 차장검사를 포함, 김진태 서울고검장(60), 김학의 대전고검장(56), 노환균 법무연수원장(55) 등이 있다. 채 차장검사는 호남, 김진태 고검장은 경남, 김학의 고검장은 서울, 노 원장은 경북 출신이다. 길태기 법무부 차관(54), 최교일 서울중앙지검장(50), 소병철 대구고검장(54) 등 15기도 후보군으로 꼽힌다.

    김병일/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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