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 '과거사' 난타전…이전투구로 과열혼탁
18대 대선이 19일 앞으로 다가온 30일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상대를 향해 "실패한 정권의 핵심 실세", "이명박 정부 국정파탄의 공동책임자"라며 거친 난타전을 이어갔다.
박, 문 후보가 과거사를 고리로 비방전에 직접 뛰어들고 선거캠프도 상대 후보의 신상과 주변 의혹을 들춰내는 진흙탕 싸움에만 치중하면서 선거판이 갈수록 혼탁해지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날 문 후보 부인의 서울 빌라에 이어 문 후보의 부산 상가 건물도 매매 과정에서 다운계약서가 작성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안형환 선대위 대변인은 여의도 당사에서 한 브리핑에서 "서울 빌라에 이어 부산의 상가 건물도 다운계약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두 건의 다운계약서 의혹 모두 문 후보가 청와대 수석으로 있을 때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안 대변인은 "다운계약서 의혹이 계속되면서 일부에서 문 후보를 `다운계약서 후보'라고 부르는 것을 들었다"면서 "그간 다운계약서 문제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던 민주당은 말로만 공정 운운하지 말고 이번에 그 공정한 잣대를 들이대야 할 것"이라고 공격했다.
민주당은 박 후보 선대위 간부가 부산 출신 모 인사에게서 거액의 돈을 받았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새누리당의 `돈선거 획책' 의혹을 제기하며 고발조치키로 했다.
진성준 선대위 대변인은 영등포 당사 브리핑에서 "보도에 따르면 부산 출신의 모 인사가 지난 20일 오전 강서구청 사거리 신한은행 강서지점에서 수십억원을 인출, 여의도 렉싱턴호텔 정문 앞에서 새누리당 선대위 시민사회통합본부의 고모 중앙조직실무단장을 만나 거액의 수표가 든 봉투와 현금 150만원을 건넸다"고 말했다.
진 대변인은 "이 인사는 부산으로 다시 돌아가는 차량 안에서 `박 후보가 대통령이 돼야 내가 지방공기업 사장이나 임원으로 갈 수 있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며 "새누리당이 아직도 돈 선거라는 못된 습성과 매관매직의 낡은 관행에 사로잡혀 있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두 후보 진영은 초박빙 접전인 판세를 가를 분수령인 중도ㆍ무당파층, 이른바 `안철수 지지층'의 향배에 촉각을 세웠다.
지난 26일 안 전 후보와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간 비공개 회동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데 대해서도 신경전을 벌였다.
새누리당 안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안 전 후보와 손 고문을 "친노(친노무현) 세력에 대한 패자"라고 규정, "손 고문이 안 후보와의 만남을 문 후보에게 알려줬는지 궁금하다"며 안 전 후보와 민주당 사이의 틈새 벌리기를 시도했다.
문 후보 측 문용식 시민캠프 대변인은 라디오에 출연, 두 사람간 회동에 대해 "정권교체를 바라는 모든 세력과 주요한 분들이 모이고 결집한다는 의미"라고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새누리당 박 후보와 민주당 문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나흘째인 이날 상대 후보의 `정치적 고향'을 찾아 공방전을 펼쳤다.
부산을 찾은 박 후보는 서부버스터미널, 서동시장, 부전시장 등 9곳에서 유세전을 펴며 `실패한 정부론'을 주장했다.
박 후보는 사상구 서부버스터미널 유세에서 "문 후보는 실패한 과거 정권의 핵심 실세"라며 "부산 정권이라고 시민들은 믿었지만 기대를 저버리고 이념 투쟁, 선동 정치로 날을 지샜다"고 비판했다.
문 후보는 민주당 불모지인 울산과 대구, 포항 등 TK(대구ㆍ경북)를 찾아 이명박 정권 심판론으로 맞불을 놨다.
문 후보는 울산 중구 태화장터에서 한 유세에서 "박 후보는 지난 5년간 국정파탄의 공동책임자"라며 "박 후보를 찍는 것은 이명박 정권을 연장시켜주는 것"이라고 `정권 심판론'을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영두 기자 k02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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