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싱어송라이터 주니엘의 신곡 ‘나쁜 사람’이 라이벌 솔로가수 이하이와 에일리 등을 밀어내고 음원 차트 1위에 올랐다. 미니앨범에 함께 수록한 ‘소년’과 ‘해피엔딩’ 등도 상위권에 올랐다. 주니엘을 비롯해 남성 아이돌그룹 ‘씨엔블루’와 ‘FT아일랜드’, 신예 여성 아이돌그룹 ‘AOA’ 등을 거느린 FNC엔터테인먼트가 가요계의 ‘빅3’를 잇는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음악사업을 통해 번 돈으로 오는 26일 서울 청담동에 신사옥을 짓고 입주하는 한성호 FNC엔터테인먼트 대표(40·사진)를 만났다.

“매출 규모는 지난해 141억원에서 올해 300억원으로 예상합니다. 영업이익률은 30% 정도고요. 부채는 전혀 없고 2년 후에는 직상장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한 대표는 해외 매출이 전체의 절반을 웃돈다고 했다. 씨엔블루와 FT아일랜드 등이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각국에서 수많은 팬들을 확보한 한류스타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2010년 데뷔한 4인조 씨엔블루는 올 들어 일본에서 두 차례 앨범을 내고 약 20차례 콘서트를 가졌다. 대만 홍콩 태국 미국 영국 등에서도 공연했다. 2007년 데뷔한 FT아일랜드는 올 들어 다섯 차례 앨범을 내고 싱가포르 대만 홍콩 태국 등에서 라이브콘서트를 가졌다.

“‘밴드아이돌’이란 차별화 전략이 주효했습니다. SM엔터테인먼트는 댄스아이돌, YG는 힙합아이돌이라 부를 수 있다면, FNC 소속 가수들은 모두 악기를 다루면서 노래하는 게 특징입니다. 첫 밴드아이돌이라 할 수 있습니다.”

멤버들이 저마다 악기를 다루다 보니 작곡이나 편곡 능력이 뛰어나다고 그는 전했다. FT아일랜드가 최근 발표한 앨범 ‘5트레져박스’에 수록한 10곡 중 다섯 곡이 자작곡이라는 설명이다.

“FT아일랜드나 씨엔블루가 처음 선보였을 때는 가요계에 ‘아이돌밴드’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어요. ‘핸드 싱크’(악기를 다루는 시늉만 하는 것)라거나 ‘라이브공연은 못할 것’이란 소문이 나돌았지요. 밴드는 ‘인디’여야 진정한 음악가처럼 여겨지는 풍토도 있었고요. 밴드아이돌그룹은 이런 선입견을 극복하고 국내외 라이브공연에서 각광받고 있습니다.”

명지대 중문과를 나온 한 대표는 학창시절에 밴드를 결성해 리드보컬로 활동하다가 졸업 후 프리랜서 작곡가로 나섰다. 1999년 보컬로 첫 솔로앨범 ‘굿바이데이’를 냈고 작곡가로는 SG워너비와 씨야 등에게 수십곡을 써줬다. 2006년 FNC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한 뒤 이듬해 FT아일랜드를 데뷔시키며 프로듀서로 자리매김했다.

“작곡가 생활을 하면서 FT아일랜드 멤버들을 길렀어요. 음악에 재능있는 중·고등학생들에게 악기를 다루는 법과 노래하는 법을 집중 훈련시켰죠. 영어, 중국어, 일본어뿐 아니라 연기도 가르쳤습니다.”

그는 내년엔 영상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드라마와 영화 제작, 연기자 매니지먼트 등을 병행할 겁니다. 음악사업의 주고객은 10대이지만 영상사업의 고객층은 이보다 연령대가 높아 구매력을 확대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