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ㆍ中체제변화-글로벌 경제위기에 "내가 위기극복 적임자" 강조
NLL논란 보수성ㆍ경제민주화 공약 발표 지연으로 회의적 시각도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외교ㆍ안보와 경제 부문에서 `대야(對野) 우위'를 주장하며 적극적 행보에 나서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재선과 시진핑 중국 국가부주석의 차기 지도자 선출 예정으로 세계 양강(G2)인 미국과 중국의 정치 체제가 변화하면서 한반도 외교ㆍ안보 환경이 바뀌는 점, 글로벌 경제위기의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는 점 등을 거론하며 '준비된 후보'의 이미지를 부각하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후보 스스로가 강조해온 `여성대통령론'을 보완하면서 야권의 '단일화 바람'에 맞서겠다는 것이 박 후보측의 구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박 후보는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당시 2006년 북핵 실험으로 촉발된 외교ㆍ안보 지도자론과 국내 경기 침체로 인한 경제 리더론에 밀려서 이명박 후보에게 승리를 내준 바 있다.

이 때문에 박 후보는 향후 안보와 경제 부문의 행보에 공격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그가 G2의 체제변화가 한참 진행 중인 8일 서울외신기자클럽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ㆍ안보ㆍ국방ㆍ통일정책을 발표하고, 오후에는 경제5단체장을 만나 경제민주화에 대한 재계의 협조를 당부하는 동시에 성장잠재력 배양에 대한 자신의 의지를 밝히는 것도 이런 맥락으로 읽힌다.

박 후보는 전날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이 확정되자 이상일 대변인을 통해 "집권시 오바마 대통령과 깊은 신뢰관계를 맺을 것이며 더욱 격상되고 강화된 한미관계를 구축하겠다"고 언급해 외교ㆍ안보 측면에서 안정적인 관리능력을 보여줄 것임을 강조하는데 애썼다.

캠프에서는 중국의 차기 지도자 선출이 확실시되는 시진핑 부주석과의 개인적 친분도 종종 언급한다.

박 후보는 시 부주석이 지난 2010년 공산당 군사위원회부주석으로 선출되자 개인적으로 축전도 보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다수의 중국 지도층 인사들과도 친분이 깊다는 언급도 박 후보의 `대중 외교력'을 강조할 때 거론되는 부분이다.

경제 부문에서도 박 후보는 경제민주화와 성장잠재력 배양이 `투트랙'으로 가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면서 경제위기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전략이다.

이날 경제5단체장을 만나 경제민주화에 대한 협조를 요청하면서도 향후 경기 활성화에도 신경을 쓰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것도 국민이 먹고 사는 문제인 `민생'에 더욱 진력하겠다는 셈법으로 읽힌다.

캠프의 한 관계자는 "대한민국이 외교ㆍ안보 및 경제 부문에서 크나큰 도전에 직면했다"면서 "이럴 때 박 후보가 이들 부문에서 야권 후보들보다 우위에 있다는 점을 국민에게 각인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NLL(북방한계선) 논란에서 볼 수 있듯 박 후보의 외교ㆍ안보 정책과 김종인 행복추진위원장이 성안중인 경제민주화 관련 공약이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점 등을 들어 이런 기조가 박 후보의 표 확장에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