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 측이 단일화 시기 및 방식을 놓고 벌이는 신경전이 달궈지고 있다.

문 후보 측은 이번주 내 룰 협상을 공동선언문 작업과 병행 내지 조기 논의에 대해 적극적이고, 단일화 방식에 대해서도 캠프 내 주요 인사들이 개별적으로 제시하기 시작했다.

반면 안 후보 측은 `선(先) 정치혁신 논의, 후(後) 단일화 방식 논의'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단일화 방식에 대한 언급을 피하고 있다.

단일화 회동 직후 새정치 공동선언과 단일화 룰 협상의 추진 방법을 놓고 혼선을 빚었던 문 후보 측은 7일 진성준 대변인의 브리핑을 통해 "새정치 공동선언 발표를 이른 시간 내에 완료하고 후보단일화 룰 협상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2주 남짓한 기간에 단일후보 선출을 마치려면 새정치 공동선언문 발표에 발목이 잡혀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문 후보 측 이인영 공동선대위원장은 "우선 새정치 공동선언을 신속히 추진하고 그 과정에서 동시에 혹은 지체없이 단일화 논의를 착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후보 간) 합의 정신에 따라 진행하면 된다"면서 "새정치 공동선언을 우선하고 그런 과정에 따라 진행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룰 방식에 대해선 문 후보 측은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통큰' 양보부터 자신들에게 유리한 경선을 비롯해 가능성이 낮은 담판까지 그 가능성을 계산하는 모양새다.

신계륜 특보단장은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여론조사만으로 하기에 민주당이 부족한 점이 있다"면서도 "물리적으로 여론조사 외 다른 방식이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이인영 공동선대위원장은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과의 인터뷰에서 경선 요구가 수용될 가능성과 관련해 "우리의 희망사항이기도 한데 전적으로 안 후보측 태도에 달려있다"고 말해 경선 실시에 대한 기대를 놓지 않았다.

이에 안 후보 측은 단일화 방식에 대한 언급 자체가 현재로선 의미가 없고, 정치공학적인 모습만 국민에게 비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조직력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이 큰 모바일 경선에 부정적이어서 여론조사 방식에 기울어져 있다.

더구나 안 후보 측은 민주당 당 대표 경선 및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나타난 모바일 경선 등의 문제점을 상당히 심각하게 보는 분위기다.

조직동원이나 부정선거 논란이 이번에도 발생할 경우 야권의 대선 승리는 사실상 물건너간다는 것이다.

특히 안 후보 측도 담판을 통한 단일화의 기대를 접지 않는 기류가 감지된다.

송호창 공동선대본부장은 라디오에서 룰 협상 병행 논란과 관련해 "지금까지 해온 것을 정리하고 공유할 수 있는 것을 공유한 뒤 단일화 방법을 이야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성식 공동선대본부장도 "유불리를 따지기보다는 국민적 공감, 기준이 될 길을 찾아가리라 믿는다"면서 "방법론을 먼저 꺼내면 될 일도 안된다.

일에는 순서가 있다"고 말했다.

공동선언문 협상 창구로 문 후보 측에서는 공동선언문 작업과 함께 자연스럽게 오갈 수 있는 단일화 방법 논의에 대비할 수 있도록 실무팀에 선대위 내 새정치위원회 인사와 현역 의원을 동시에 배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실무팀장 물망에 오른 박영선 이인영 공동선대위원장과 이목희 기획본부장, 우원식 총무본부장 등은 단일화 룰 협상팀 대표로도 거론된다.

새정치위 인사 중에서는 정해구 간사가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안 후보 측에서는 송호창 공동선대본부장과 정치혁신포럼 대표인 김호기 연세대 교수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으나 양측이 격을 맞춰야 하는 만큼, 서로 논의를 통해 조만간 결정될 예정이다.

김성식 본부장은 "민주당이 실무팀 윤곽을 제시하면 이에 맞출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박경준 기자 lkbin@yna.co.krkj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