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한수원 이대로 둘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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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호 경제부 기자 dolph@hankyung.com
23개 원전을 관리·운영하는 한국수력원자력이 8개 중소 납품업체에 속아 2003년 이후 10년 가까이 가짜 검증 부품을 영광·울진 원전에 설치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더 놀라운 것은 납품 업체들이 조직적으로 품질 검증서를 위조해 7600여개에 달하는 부품을 영광 울진 등 4개 원전사업본부에 공급하기까지 한수원의 자체 감사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번 사건 역시 외부 제보를 통해 적발됐다.
문제가 된 가짜 검증 부품은 스위치, 퓨즈 등 소모성 제품으로 원자로, 냉각펌프 등 핵심 설비에 장착되지는 않지만 원전 불시 정지나 오작동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올 들어 벌써 아홉 차례나 발생한 원전 고장 정지도 이런 엉터리 관리체계와 무관치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8개 납품 업체들이 위조한 검증서는 공식 서류와 비교해 확연하게 차이가 날 정도로 허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실무자들이 입찰 제안서를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봤더라면 사전에 막을 수도 있었다는 얘기다. 전력 관리감독 부처인 지식경제부가 한수원 전·현직 직원들의 연루 의혹에 무게를 싣고 있는 이유다.
한수원의 납품 비리는 고질적인 문제다. 지난 5년간 납품 및 청탁 비리로 검찰에 기소된 한수원 임직원은 사업소장부터 임원인 본사 처장급에 이르기까지 33명에 달한다. 부정을 감시해야 할 감사실장(전임)조차 납품 업체로부터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7000만원의 뇌물을 받았을 정도다. 최근 검사 출신 인사를 팀장으로 하는 상설 기동감찰팀을 신설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한수원은 가짜 검증 부품에 문제가 발생해도 방사능 누출과 같은 원전 사고의 위험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안전성 못지않게 중요한 게 원전 가동 중단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다. 잇따른 원전 고장 정지로 올해 한국전력이 대체 전력을 구입하기 위해 추가로 부담하는 비용은 2조원을 넘을 전망이다. 이 비용은 전기료 인상을 부추기는 요인이 된다. 또 정상부품 교체를 위해 영광 5·6호기가 멈춰서면서 올겨울에도 절전 유도를 위해 1000억원이 넘는 보조금을 기업들에 쥐어주며 전력난을 넘겨야 할 형편이다. 국민 안전은 물론 국가 경제의 막대한 손실을 막기 위해서도 폐쇄적인 한수원의 조직 쇄신이 필요한 때다.
이정호 경제부 기자 dolph@hankyung.com
문제가 된 가짜 검증 부품은 스위치, 퓨즈 등 소모성 제품으로 원자로, 냉각펌프 등 핵심 설비에 장착되지는 않지만 원전 불시 정지나 오작동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올 들어 벌써 아홉 차례나 발생한 원전 고장 정지도 이런 엉터리 관리체계와 무관치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8개 납품 업체들이 위조한 검증서는 공식 서류와 비교해 확연하게 차이가 날 정도로 허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실무자들이 입찰 제안서를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봤더라면 사전에 막을 수도 있었다는 얘기다. 전력 관리감독 부처인 지식경제부가 한수원 전·현직 직원들의 연루 의혹에 무게를 싣고 있는 이유다.
한수원의 납품 비리는 고질적인 문제다. 지난 5년간 납품 및 청탁 비리로 검찰에 기소된 한수원 임직원은 사업소장부터 임원인 본사 처장급에 이르기까지 33명에 달한다. 부정을 감시해야 할 감사실장(전임)조차 납품 업체로부터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7000만원의 뇌물을 받았을 정도다. 최근 검사 출신 인사를 팀장으로 하는 상설 기동감찰팀을 신설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한수원은 가짜 검증 부품에 문제가 발생해도 방사능 누출과 같은 원전 사고의 위험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안전성 못지않게 중요한 게 원전 가동 중단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다. 잇따른 원전 고장 정지로 올해 한국전력이 대체 전력을 구입하기 위해 추가로 부담하는 비용은 2조원을 넘을 전망이다. 이 비용은 전기료 인상을 부추기는 요인이 된다. 또 정상부품 교체를 위해 영광 5·6호기가 멈춰서면서 올겨울에도 절전 유도를 위해 1000억원이 넘는 보조금을 기업들에 쥐어주며 전력난을 넘겨야 할 형편이다. 국민 안전은 물론 국가 경제의 막대한 손실을 막기 위해서도 폐쇄적인 한수원의 조직 쇄신이 필요한 때다.
이정호 경제부 기자 dolp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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