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 측은 4일 지상파 방송에서 추진한 TV토론과 대담이 잇따라 무산되거나 연기된 것을 놓고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지난 9월19일 3명의 후보군이 확정된 이후 3자와 양자 토론은 물론 개별 대담회조차 성사되지 못하자 세 후보 측이 서로 상대방의 책임론을 제기하면서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문, 안 두 후보 측은 박 후보가 토론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해 TV토론이 무산됐다고 공격한 반면 박 후보 측은 사실 관계를 오도한 정치적 공세라고 일축했다.

문, 안 후보 측은 오는 13~15일 KBS가 매일 후보 1인씩 참석하는 순차 토론회를 기획했지만 박 후보의 불참 통보 탓에 무산됐다고 주장했다.

문 후보 측 김현미 소통2본부장과 신경민 미디어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1997년 대선 때 TV토론 54회를 포함해 100여회의 토론회가 열리고, 2002년과 2007년에도 각각 27회, 11회 실시됐다" "이러다간 이번 대선에서 3회의 법정토론을 제외하고는 어떤 TV토론도 볼 수 없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안 후보 측 정연순 대변인은 "KBS가 순차토론을 제의하면서 어느 한 후보가 거부해도 나머지 후보로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안 후보는 수락했지만 박 후보가 응하지 않겠다고 해서 KBS 내부에서 나머지 두 후보의 순차토론도 취소한 것으로 안다"고 박 후보와 KBS의 태도를 문제삼았다.

이에 대해 박 후보 측 이정현 공보단장은 "KBS에 확인한 결과 자체 사정에 의해 연기됐다는 것을 통보한 것이지, 취소한 것이 아니었다"며 "(토론을) 안한다는게 아니라 두 후보가 단일화하려 하니 두 후보가 먼저 하고 우리가 하는 방법이 있지 않나라는 의견을 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세 후보 측은 MBC와 SBS 등 다른 방송사의 TV토론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것을 놓고서도 각을 세웠다.

박 후보 측 백기승 공보위원은 "MBC에서 3주에 걸친 순차토론에 참여하겠느냐고 최초공문이 왔는데 이후 전혀 협의가 없어 진행을 못했다"며 "SBS의 경우 일정을 맞춰보니 이달 12일쯤 가능할 것 같아 그렇게 통보했더니 자체 사정에 의해 무산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문 후보 측은 "문 후보는 MBC, SBS의 TV토론과 대담 초청도 모두 승낙했지만 다른 후보의 불참이나 무응답 등을 이유로 무산 내지 무기한 연기를 통보받았다"며 "기자협회, 관훈클럽,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 일정도 매우 불투명하거나 반쪽짜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박, 안 두 후보의 참여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안 후보 측은 "SBS와 MBC에서 일주일 전쯤에 통보를 받고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며 문 후보 측에서 마치 안 후보가 TV토론을 거부하고 있는 것처럼 주장한 것은 사실관계가 틀리다고 반박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박성민 현혜란 기자 jbryoo@yna.co.krmin22@yna.co.krrunr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