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관례대로 6일(현지시간) 새벽 0시(한국시간 오후 2시) 미국 뉴햄프셔주(州) 북부의 산골마을 딕스빌 노치에서 첫 투표가 시작된다.

1960년 이후 50년 넘게 이 마을 유권자 40여명은 전통적으로 투표 전날 마을의 한 호텔에 모여 투표일 0시를 기해 미국과 세계에서 몰려든 취재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통령 선거의 첫 테이프를 끊는다.

결과는 몇 분 이내에 곧장 개봉되고 언론에 즉각 보도된다.

2000년 선거 때는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가 21표,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가 5표를 얻었고 4년 전인 2008년에는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후보가 15표, 공화당의 존 매케인 후보가 6표를 얻었다.

민주당 후보가 딕스빌 노치에서 이긴 것은 1968년 허버트 험프리 이후 꼭 40년 만에 처음이었다.

투표는 미국 동부 시각 기준으로 6일 오전 5시(한국시간 오후 7시) 버몬트주를 시작으로 6~7시 버지니아주, 코네티컷주, 뉴욕주, 메인주, 켄터키주 등으로 확산돼 오전 중 미국 전역이 투표의 열기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투표 마감 시간은 투표지 현지시간 기준으로 6일 오후 8시다.

따라서 미국 본토 48개주의 투표는 동부 시간 기준으로 6일 오후 11시 모두 마무리된다.

역시 동부 시간으로 하와이주도 오후 11시 투표를 끝내지만 알래스카주에서는 7일 오전 1시(한국시간 7일 오후 3시)까지 투표가 진행된다.

3대 경합주(스윙 스테이트)로 불리는 버지니아주는 오후 7시, 오하이오주는 7시30분, 플로리다주는 8시 투표소 문을 닫는다.

딕스빌 노치의 이른 투표와 시차를 고려하면 첫 투표가 시작돼 완료되기까지 만 24시간 이상이 걸린다.

투표 종료와 동시에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킬 개표 드라마가 시작된다.

조기 투표와 부재자 투표용지도 이때 개봉된다.

투표가 끝나는 즉시 주별로 유권자를 상대로 한 출구조사 결과가 공개될 예정이고 미국 개표 체계 자체가 컴퓨터를 이용한 시스템이어서 이르면 한국시간으로 7일 저녁 무렵이면 당선자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그러나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밋 롬니 공화당 후보가 막판까지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치열한 접전을 펼침에 따라 당선자 확정이 늦어지거나 법정 공방까지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대통령 선거와 함께 임기 6년의 연방 상원의원 3분의 1(33명)과 임기 2년의 하원의원 전원(435명), 임기 4년의 주지사 11명을 새로 뽑는 선거도 동시에 치러진다.

4년마다 대통령과 부통령을 선출하는 미국 대통령 선거 방식은 우리 눈에 매우 복잡해 보일뿐 아니라 미국인들조차 잘 모른다.

유권자의 직접선거가 아니라 국민이 선출한 선거인단(electoral college)에 의한 간접선거로 선출된다.

각주 유권자는 선거 당일 지정된 투표소에서 대통령 후보에게 자기 손으로 한 표를 던지면서 주권을 행사하지만 실제로는 연방 상ㆍ하의원 수만큼의 선거인단 선출에 참여하는 것이다.

선거인단 총수는 538명으로, 상원의원(100명)과 하원의원(435명) 및 워싱턴D.C.(3명)를 합한 것이다.

주가 아닌 특별행정구역이라서 상ㆍ하의원이 없는 수도 워싱턴DC는 1961년 헌법 개정을 통해 선거인을 배정받았다.

선거 시즌이 되면 각 정당은 해당 주에 배정된 숫자만큼의 선거인단 후보를 뽑아 주(州)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다.

선거인이 가장 많은 주는 캘리포니아로 55명이고 텍사스(34명), 뉴욕(31명), 플로리다(27명), 일리노이ㆍ펜실베이니아(각 21명), 오하이오(20명) 순이다.

반면 버몬트, 델라웨어, 알래스카, 몬태나, 노스다코타, 사우스다코타, 와이오밍 및 워싱턴DC는 단 3명씩만 선출한다.

투표 결과에 따라 각 주에서 한 표라도 더 얻은 다수 득표 정당이 그 주에 배당된 선거인을 전부 차지하는 `승자독식제'(winner-take-all)이며 과반(270명 이상)을 확보하면 당선이 확정된다.

메인주와 네브래스카주는 후보 득표율에 따라 선거인을 배분한다.

선거인단은 '12월 둘째 수요일 다음의 첫 월요일', 즉 올해는 내달 17일 주도에서 자기 당 후보에게 형식적으로 투표하며 그 결과는 밀봉돼 상원 의장 앞으로 우송된다.

당원인 선거인은 투표할 후보를 미리 밝히기 때문에 24개주에서 교차투표(cross voting)를 허용함에도 다른 후보에게 표를 던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상원 의장은 내년 1월6일 상ㆍ하원 합동회의에서 투표 결과를 공개 집계해 과반을 획득한 후보를 대통령 및 부통령 당선자로 선포한다.

선거인단의 과반을 얻은 후보가 없거나 동수(269명)가 나오면 대통령은 하원에서 각 주의 대표가 주별 규모에 관계없이 1표씩 행사하는 결선 투표로 뽑고 부통령은 상원이 선출한다.

당선자는 내년 1월21일 의회 의사당 중앙 발코니 무대에서 열리는 취임식에서 선서하고 축하 퍼레이드를 한 뒤 백악관에 입성, 공식 업무를 시작한다.

(워싱턴연합뉴스) 강의영 특파원 keyke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