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방콕에서 차로 30분 정도 달리자 웰그로우 산업단지에 포스코 자동차강판 가공기지가 눈에 들어온다. 김종근 포스코 TBPC(Thailand Bangkok Steel Processing Center) 법인장을 비롯한 직원들은 폭염 속에서도 구슬땀을 흘리면 생산 라인을 가동하고 있었다.

방콕은 중국과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을 총괄하는 ‘포스코 사우스 아시아’의 본사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포스코 TBPC는 웰그로우외에 방콕 인근 촌부리와 리용에서도 자동차강판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지난해 태국 홍수와 일본 대지진 등으로 힘든 시기를 겪었지만 올해는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된다. 김 법인장은 “까다롭기로 소문만 도요타 등 일본 자동차들의 품질 인증을 모두 통과했기 때문에 장기적인 성장이 어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큰 폭의 턴어라운드

포스코의 태국 진출은 1998년 방콕에서 90㎞ 떨어진 촌부리 지역에 연 12만?을 생산할 수 있는 자동차강판 공장을 지으면서부터 시작됐다. 이후 리용과 웰그로우에도 각각 12만? 규모의 공장을 건립하면서 생산 여력을 총 36만?으로 늘렸다. 특히 2006년 리용 공장이 가동되면서 태국 자동차강판 시장 점유율 5위로 올라섰다.

‘아시아의 디트로이트’로 불리는 태국은 일본 자동차 메이커들의 생산 및 수출 거점이다. 혼다 닛산 등 일본 완성차 업체들은 처음에는 포스코 제품 쓰기를 망설였지만 결국 품질에 반해 납품을 받고 있다. 김희재 포스코 TBPC 이사는 “페인트 칠을 하는 과정에서 흠이나 자국이 조금이라도 생기면 안되는 등의 엄격한 기준을 통과했다”며 “검사까지 모두 마쳐 곧바로 쓸 수 있는 제품을 납품하는 것도 큰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에는 태국 홍수와 일본 대지진 여파로 태국내 자동차 생산이 당초 예상인 180만대에 훨씬 못 미치는 140만대에 그쳤다. 공장들이 모두 물에 잠기는 등 자체 피해도 컸다. 김 법인장은 “1층이 모두 침수되자 배를 구하고 2층에서 비상식량을 먹으며 공장을 지켰다”고 밝혔다. 결국 지난해 포스코 TBPC의 영업이익은 전년(490만달러)보다 감소한 400만달러에 그쳤다. 하지만 올해는 태국내 자동차 생산량이 230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710만달러의 영업이익이 예상되고 있다. 작년에 비해 80% 가량 증가하는 것이다. 이같은 추세면 몇 년 안에 추가 공장 건설 등을 검토해야하는 상황이다.

◆동남아 진출 가속화

포스코는 방콕을 중심으로 아세안과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 서남아 지역 진출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이 지역 본부인 포스코 사우스 아시아는 2010년 4월 자본금 1100만달러로 설립됐다. 방콕 외에 베트남 호치민과 하노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인도 뭄바이 등 9개국의 32개 법인을 총괄하고 있다. 관할 지역 법인들의 마케팅과 현지 적응 등을 지원하면서 성공적인 해외 진출을 진두 지휘하고 있는 것. 김선원 포스코 사우스 아시아 대표는 “관할 지역의 주재원만 216명이고 현지 직원은 3587명에 달한다”며 “본사를 대신해 각 지역에 맞는 균형잡힌 전략을 짜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 포스코패밀리(그룹)에 편입된 대우인터내셔널 해외 법인과도 시장 개척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포스코 본사의 고위 관계자는 “현지 네크워트를 갖춘 해외 법인들은 불황기에도 포스코 제품을 원활하게 판매하는 창구가 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필리핀 마닐라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


■요소 : 포스코 TBPC 실적
구분/매출/영업이익(단위:백만달러)

2010년/194/4.9
2011년/209/4.0
2012년(예상)/244/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