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 50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전례없는 안갯속 판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대선의 승패는 결국 막판 변수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야권 후보단일화와 ‘박정희 대 노무현’의 과거프레임 싸움, 세대전쟁의 키를 쥔 40대, 부산·경남(PK)의 흔들리는 민심 향배 등이 4대 변수로 꼽힌다.

야권 후보단일화는 가장 파괴력 있는 카드다. 야권은 대선의 필승전략으로 인식하는 반면, 여권은 승리의 최대 걸림돌로 보고 있다. 문재인-안철수 캠프는 사활을 건 한판 싸움을 준비하고 있다. 이달 중순께 단일화 논의가 가닥을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박정희 정부’에,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노무현 정부’에 정치적 뿌리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여야간 프레임 싸움도 민심을 좌우할 변수다. 박정희 대 노무현 프레임의 이면에는 여야의 지지층 결집 전략이 숨어 있다. 정수장학회 ‘헌납’에 대한 법원의 항소심 판결이 내달 나올 예정이어서 박 후보를 향한 야당의 공세는 재점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맞서 새누리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의혹 등을 부각시키며 맞대결 채비를 갖추고 있다.

또 다른 변수는 세대전쟁의 키를 쥔 40대 유권자의 표심이다. 40대는 진보적인 2030세대와 보수성향이 강한 50대 이후 세대의 중간에 위치한다. 40대는 다른 연령대보다 합리적인 반면 표심 변화의 폭이 상대적으로 크다. 4·11 총선 때 40대 유권자는 882만3301명으로 전체 유권자의 22%에 달해 세대 중 가장 비율이 높다. 정치평론가 고성국 씨는 “40대는 연령적으로 보수 경향이 있으면서도 민주화 시대를 경험해 진보성도 띤다”며 “40대가 어느 쪽으로 몰리든 간에 40대 표심이 승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역적으론 여권의 전통적 텃밭인 PK 민심의 향배도 대선의 최대 관전포인트다. 지지율 흐름이 역대 선거와 다른 양상을 보이면서 이 지역의 표심이 승부를 가를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부산 출신인 문·안 후보의 약진이 뚜렷한 양상이다. 리서치앤리서치의 지난달 19~21일과 이달 23~25일 여론조사 중 PK지역 양자대결을 비교하면 박 후보는 57.6%에서 49.4%로 밀렸으나, 문 후보는 30.6%에서 37.4%로 6.8%포인트 올랐다.

박·안 양자대결에서도 마찬가지로 박 후보는 54.3%에서 50.1%로 하락했고 안 후보는 36.3%에서 40.2%로 상승했다. 후보단일화 시 이 지역에서 야권 단일후보의 지지율이 40%를 넘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