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통해 얻은 약간의 재산과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본업인 영화 제작과 함께 영화 분야의 인재를 키우고 싶어요. 이를 위해 파주출판도시에 영화학교를 세울 예정입니다.”

이은 명필름 대표(51·오른쪽)가 29일 서울 사간동의 한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명필름문화재단 설립과 영화학교 운영에 대한 계획을 밝혔다. 이 대표는 부인이자 회사를 함께 이끌고 있는 심재명 대표(왼쪽)와 함께 국내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영화제작사 명필름을 키웠다. ‘공동경비구역JSA’ ‘건축학개론’ ‘마당을 나온 암탉’ 등에서 거둔 수익금으로 문화재단을 설립, 이사장직을 맡기로 했다. 영화인이 사재를 출연해 재단을 만든 것은 신영균예술문화재단에 이어 두 번째다.

“내년에 30억원을 1차로 출연해 영화학교 미술관 카페 등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영화 인재를 양성하는 한편 관객을 위한 공간도 확보할 예정입니다.”

영화학교는 2015년 2월 개강해 2년 과정의 기숙학교로 운영할 예정이다. 극영화와 다큐멘터리 연출, 제작, 연기, 미술, 촬영, 편집, 사운드 등의 전공 분야를 나누어 해마다 10명의 신입생을 선발한다.

“한국 최고의 영화인들이 객원교수로 나서 후진 양성에 들어가게 될 겁니다. 학비와 기숙사를 포함한 숙식, 작품 제작 비용까지 전액 무상으로 운영합니다.”

미술관은 2014년 하반기 개관할 예정이다. 상설 및 기획전시관으로 운영되며 예술영화 전용관 ‘씨네엠’도 들어선다. 영화 ‘건축학개론’을 촬영한 제주 서귀포시에 있는 집도 ‘카페 서연의 집’으로 재단장해 내년 3월 개관한다.

“기업이 거둔 이익을 쓰는 방법은 두 가지라고 봅니다. 가족에게 주거나 사회에 기부하는 거지요. 저희 부부는 후자를 택했습니다. 때마침 파주출판단지에 새 건물을 짓기로 하면서 재단을 설립하게 됐어요.”

사옥은 파주출판도시 2단계 사업 부지에 건설된다. 3308㎡ 대지에 지하 1층, 지상 4층에 연면적 7896㎡ 규모다. 사무실과 미술관 영화학교 등 3개의 별도 건물로 지어진다. 내년에 착공해 2014년 하반기 입주할 계획이다. 이 건물은 건축가 승효상 씨가 현재 설계를 마무리하는 단계로 내년 2월 착공해 2014년 상반기에 완공될 예정이다.

중앙대 연극영화과를 나온 이 대표는 독립영화 ‘파업전야’ ‘오 꿈의 나라’ 등을 연출한 뒤 1995년 명필름을 설립해 20여편의 영화를 제작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