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보러 온 것처럼 속여 남의 집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다시 찾아가 귀금속을 훔친 50대 여성이 경찰에 구속됐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빈집에 몰래 들어가 수백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훔친 혐의(절도)로 안모씨(56·여)를 구속했다고 28일 밝혔다.

안씨는 지난 6월 서울 개봉동의 한 집에 몰래 들어가 안방에서 금반지와 목걸이 등 300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안씨는 범행 전날 “집을 구한다”며 부동산 중개인과 같이 개봉동 일대 4곳의 집을 돌아다녔다. 중개인이 집주인에게 비밀번호를 묻기 위해 전화하는 것을 옆에서 엿들은 안씨는 비밀번호를 기억해둔 뒤 범행 대상을 물색했다.

안씨는 다음날 훔칠 물건이 있어 보였던 한 집을 다시 찾아갔다. 집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한 안씨는 기억해뒀던 비밀번호로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 귀금속이 든 패물함을 들고 달아났다. 도둑이 든 전날 집을 보러 온 사람이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경찰은 비슷한 수법으로 빈집을 턴 전과자들을 상대로 수사를 벌여 안씨를 검거했다.

안씨는 이전에도 같은 수법의 범행을 저질렀던 이력 때문에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일정한 주거 없이 떠돌던 전과 7범의 안씨는 “남편과 이혼 후 생활고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한편 광주에서는 지난 2일 현관문 비밀번호를 알아낼 목적으로 정체불명의 CC(폐쇄회로)TV 카메라를 설치했던 도둑이 경찰에 덜미를 잡힌 적 있다.

광주광역시 광산구의 한 아파트에서 현관 번호키를 촬영하고 있는 CCTV 카메라가 발견돼 광주 일대에 절도 범죄를 막기 위한 전단지가 배포됐던 것. 경찰 관계자는 “번호식 디지털 잠금문이라 하더라도 언제든지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며 “타인에게 비밀번호를 알려주는 것에 주의하고 수시로 번호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