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만 해도 고졸은 사회에 발 붙이기 어렵다는 생각에 너나 할 것 없이 대학진학만을 최상의 길로 여기는 풍조가 많았다. 대학 수학 능력이 없는 사람도 대학을 나와야 사회생활을 할 수 있다는 인식이 만연해 억지로라도 대학에 들어갔고, 그런 학생들이 입학할 수 있는 대학도 있어 교육적 낭비를 초래하는 사회 구조로 돼 있었다.

학부모들은 자녀의 대학 입학을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허리띠를 조이면서 생활해야만 했다. 결국 그로 인해 부모들은 노후 준비는 말할 것도 없고 가난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현 정부에서 이런 학벌 위주의 사회적 병폐를 해결하기 위해 ‘고졸 성공시대’를 모토로 특성화고의 취업 역량을 강화하는 정책을 추진한 것은 적절했다고 생각한다. 작년부터 특성화 고교 졸업생들의 취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지원해 주고 있다. 공기업, 금융회사, 대기업, 공무원 등 지금까지 고졸들이 접근할 수 없던 최상의 직장 문호를 개방하도록 한 것이다.

최근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고졸 출신이 좋은 직장에 들어갈 수 있도록 지원 정책을 펴는 동시에 적극적으로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의 취업을 독려해 왔다. 그 결과 취업률이 최근 2년간 21.9%에서 38.1%로 증가했으며, 이제는 60%를 목표로 하고 있다. 고졸 취업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 제고 노력과 정부의 적극적인 고졸 취업 지원 정책이 맞물리면서 이 같은 취업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

학교 현장에서도 교사와 학생들이 희망을 갖고 공부하는 풍토가 자리잡아가고 있다. 학생들은 어중간한 대학에 가기보다는 괜찮은 일자리에 취업하기 위해 현장에서 일할 수 있는 실무교육에 매진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일부 학교에서 취업 목표를 지나치게 높게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취업률을 불성실하게 높인 불미스러운 사례가 있었다. 이처럼 부정적인 경우는 있어서는 안되겠지만, 한편으론 이제껏 없던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추진과 각종 지원에 따른 성장통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일부 부작용 때문에 정부 정책의 추진력을 잃어버려서는 안 될 것이다.

학교 현장의 일부 잘못된 점이 발견됐다면 곧 시정 보완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그렇다고 지금까지 추진해온 취업지원 정책이 주춤해서는 안 될 것이다. 고졸 취업 성공시대는 지금 막 출발했다. 크고 작은 부작용을 극복해야 한다. 우리 사회의 학력 인플레와 교육 낭비, 그리고 저출산 해소라는 큰 사회 변혁 과제와 직업교육 활성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졸 취업지원 정책은 범정부 차원에서 추진 동력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

차기 정부에서도 특성화고 취업 활성화 정책은 추진력을 제고시키면서 고졸 취업 성공 시대를 이어 가야 할 것이다.

이상원 < 전국상업고교 교장회 회장 >